윤석열·안철수 ‘즉시 합당’ 밝혔지만…지방선거 공천권 ‘갈등 불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4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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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다음주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추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후보 시절이던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후보 시절이던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공동정부 밑그림이 첫발을 뗀 모습이지만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지난 3일 후보 시절 야권 후보 단일화 공동선언문에서 “정권교체의 힘으로 정치교체, 시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한 윤 당선인이 지난 10일 “일단은 신속한 합당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두 당의 합당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언급했던 조건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저는 합당에 대해서는 일관된 이야기를 했다. 당명을 바꾸는 것 외에는 다 열려있다고 했다”며 “지방선거를 비롯해 앞으로의 선거에서 논란이 반복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 대표 취임 이후 지명직 최고위원 한자리는 상당기간 임명하지 않고 국민의당과의 합당논의 과정에서 비워 놨다”며 “그 연장선에서 양당이 합당하면 지도부 구성에 있어서 기존의 배려를 유지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당 측의 인사들이 공정하게 합당 이후에도 지방선거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국민의힘) 조강특위나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에 국민의당 출신이 조강특위 위원과 공천심사위원회에도 배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이후에도 당명(黨名)은 ‘국민의힘’으로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의석은 110석이며, 국민의당은 3석이다.

이 대표는 11일 “(합당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된다”며 “당명은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 속에서 지금 협상해 바꾸면 선거에 악영향이 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준석 당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회의에 참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준석 당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회의에 참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막상 합당 논의가 시작되면 ‘국민의당 지분’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양 당의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란 얘기다.

우선 국민의당 내부에선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국민통합정부’를 강조한 만큼 당 출신 인사들이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려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은 전쟁과도 같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서로 양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합당한 공천권 지분 배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부 반발로 합당이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이 대표는 ‘경선’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11일 “국민의당 출신, 국민의힘 인사를 가리지 않고 지역에 경쟁력 있고 지역을 위해 노력해온 인사를 선발한다는 원칙에서 할 것이다. 경선을 위주로 공천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기호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하며 지방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한 사무총장은 지방선거 공천 실무를 총괄하며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도 이끌게 된다.

이 대표는 이날 “지방선거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로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해야 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며 “잡음 없는 공천을 수행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 주 중으로 공천과 관련해 가이드라인(기준)과 함께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까지 하는 게 어떤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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