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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성남 대장동·백현동, 개발방식 달라도 특혜 의혹은 판박이

입력 2021-11-02 00:00업데이트 2021-11-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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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에서 임대주택만 100% 짓겠다던 당초 약속과 달리 90%를 일반분양 아파트로 짓게 해달라는 민간업체의 요청을 성남시가 조건 없이 받아들인 사실이 드러났다. 2016년 계획변경을 승인한 공문에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백현동 개발은 지방으로 이전한 한국식품연구원 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팔기 힘든 자연녹지여서 처분하기 쉽도록 용도변경을 해달라고 국토교통부가 요청했는데 성남시가 여러 번 거절했다. 그런데 땅을 산 민간업체에 과거 이재명 시장 후보 캠프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인섭 씨가 합류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성남시는 100% 임대주택 건설 등 업체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5년 9월 토지 용도를 준주거지로 높여줬다.

용도를 단번에 4단계 올린 것도 이례적인데 성남시는 얼마 안 돼 일반분양 아파트를 짓게 해달라는 요청까지 승인했다. 수익성이 높아져 아파트 1100채를 분양한 민간업체는 3143억 원의 이익을 냈지만 추가 기부채납 등을 요청하지 않은 성남시에는 돌아간 게 없다. 김 씨는 민간업체에서 70억 원을 챙겼다고 한다.

지난달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는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연구개발(R&D) 센터를 취득하는 조건으로 용도변경을 해줬고, 1500억 원 정도 되는 공공용지를 확보했다”고 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땅이 적시에 팔리도록 협조 요청한 것뿐이며 용도변경은 지자체장 고유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성남시가 확보했다는 공공용지도 업체가 약속했던 R&D시설 건축비 대신 내놓은 것으로 임대주택 비중 축소에 따른 기여로 보기 어렵다.

민관사업 대장동과 민간사업 백현동은 개발방식이 다르다. 하지만 이 후보나 주변 인물이 간여한 특수한 사업구조 안에서 민간업체가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공공은 합당한 이익을 거두지 못한 점에서 판박이다. 민간이 이익을 챙기는 개발방식을 죄악시하는 이 후보가 백현동에선 민간업자에게 유리한 조건들을 선선히 승인한 것도 의아스러운 일이다. 백현동 개발 역시 대장동만큼이나 석연찮은 구석들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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