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 허용…온라인 그루밍도 처벌

이지윤 기자 입력 2021-09-23 14:57수정 2021-09-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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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eNd(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회원들이 조주빈 등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2020.11.26/뉴스1 © News1
경찰이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할 때 법원의 허가를 얻어 신분을 숨긴 채 접근하는 위장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유인 과정인 ‘온라인 그루밍’의 처벌도 가능해진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은 ‘텔레그램 n번방’의 후속 대책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이 24일부터 시행된다고 23일 밝혔다.

● 아동 청소년 성착취 범죄 초기부터 차단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온라인상에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목적으로 접근해 대화하는 행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19세 이상이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할 목적으로 △성적 욕망,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해서 하거나 반복하는 행위 △아동·청소년이 성적인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 등이 대상이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온라인 그루밍 처벌은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의 시작부터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강간·성 착취물 범죄 성립 이전이라도 처벌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성적 영상물·사진 요구-유포협박-만남요구-만남’ 등으로 이어지는 그루밍을 처벌해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아동·청소년 본인이나 아동·청소년 보호자들은 온라인상에서의 대화를 근거로 범죄를 보다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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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장 수사로 피해자 구출·보호
경찰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할 때 신분을 속여 범죄자에게 접근하는 위장 수사도 24일부터 허용된다. 이제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해 범죄행위와 관련된 증거 및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경찰관 신분을 숨긴 채 범죄 증거를 수집하는 ‘신분비공개 수사’와 가상 인물의 신분증을 마련해 범죄 행위에 접근하는 ‘신분위장 수사’가 가능하다.

학생증, 사원증, 주민등록증 등 모든 종류의 가짜 신분증이 경찰 수사에 활용될 수 있다. 신분 증명 등을 요구하는 성착취 대화방 등 아동·청소년 성범죄가 일어나는 온라인 공간에 경찰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신분비공개 수사 등이 한계에 봉착했을 경우에만 가능하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기존에는 판례에서 인정되던 범위 안에서만 기회제공형 수사(위장거래 수사)를 진행했다.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장은 “범인 검거는 물론 피해자 구출과 보호가 위장 수사의 가장 큰 목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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