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이동통신 기술 앞세워 美-中과 전략적 협업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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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6세대(6G) 이동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의 협업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6세대(6G) 이동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의 협업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지셔닝 전략’입니다. 한국의 뛰어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와 전략적 협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58)은 25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맹국인 미국과의 기술 협력은 물론이고 중국과의 파트너십도 놓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장관은 “앞으로 6세대(6G) 이동통신, 양자기술 등 첨단 전략 기술이 반도체나 배터리처럼 (외교적으로도) 큰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중 모두 우리와 손을 잡으려고 하는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5월 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은 양국이 5G·6G 이동통신, 오픈 랜(OPEN RAN·개방형 무선 접속망) 등 ICT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른바 ‘BBC(바이오,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분야의 공급망 재편 외에도 미중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ICT 시장에서의 한미 협력을 명시한 것이다.

임 장관은 “특히 6G와 양자기술은 각국의 기술 패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 협력과 공동 연구를 강조했다. 그는 “6G의 핵심은 위성 기술인데 미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어 우리가 도움을 구해야 할 것이 많다. 반면 5G를 포함한 (유무선) 통신 인프라나 서비스 역량은 한국이 앞선 만큼 충분한 상호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장관은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27일에는 임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에릭 랜더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과 첫 화상회의를 갖고 ICT 분야를 포함한 양국의 과학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역시 6G와 양자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한중 양국은 한국 과기부 장관과 중국 공업정보화 부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ICT 전략대화’를 추진해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임 장관은 “ICT 분야의 시장 규모, 기술력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도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임 장관은 우주 사업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24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 현장을 점검한 임 장관은 “우주 기술 정책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 남고 싶다”고 했다. 누리호는 10월 말 1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WDR)을 위해 발사대에 세워진 상태다. 2차 발사는 2022년 5월로 예정돼 있다.

누리호를 개량한 후속 발사체 사업은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다. 임 장관은 “(미사일 사거리, 연료 등을 제한한)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된 만큼 예타 과정에서 더 도전적으로 (한국형 발사체) 프로젝트를 추진하라는 지적을 받았다”며 “보다 과감한 형태의 사업을 새로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추진의 전문성을 고려해 우주 기술 관련 기관의 규모가 더 커져야 한다는 과학기술 학계 일각의 의견에 대해 임 장관은 “동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임 장관은 “만약 우주 전담 조직이 새로 설치된다면 관련 정책, 사업을 담당했던 과기부 산하로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를 위한 과학 인재 육성도 강조했다. 임 장관은 “디지털, 인공지능(AI)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청년들이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디지털 격차가 계층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배움터 사업’ 등도 끈기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포지셔닝 전략#6g 이동통신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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