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퇴치 모금” 5800km 걷는 90세 美노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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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주 횡단 목표로 10일 출발
하루 16km씩… 내년 7월 집으로
출발 10일만에 목표액 40% 모아

소아암 퇴치 모금을 위해 향후 1년간 약 5800km 걷기에 나선 미국 일리노이주의 90세 주민 딘 트라우트먼 씨(가운데)가 횡단 중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소아암 퇴치 모금을 위해 향후 1년간 약 5800km 걷기에 나선 미국 일리노이주의 90세 주민 딘 트라우트먼 씨(가운데)가 횡단 중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미국 일리노이주 프린스빌에 거주하는 90세 노인 딘 트라우트먼 씨가 소아암 퇴치에 쓸 돈을 모으기 위해 미국 15개 주를 횡단하며 3600마일(약 5800km)을 걷기 시작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편도로 약 400km인 서울∼부산을 7번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10일 프린스빌을 출발한 트라우트먼 씨는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텍사스 등을 거쳐 일리노이로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현재 하루 10마일(약 16km)씩 걷고 있고 이 속도대로라면 내년 7월경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출발 열흘 만인 20일 목표액 3만6000달러(약 4150만 원)의 40%가 넘는 1만4726달러를 모았다. 전체 모금액은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세인트주드 아동전문 병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트라우트먼 씨의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고인이 된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같은 방식의 모금에 성공했다. 당시 그는 700마일(약 1120km)을 걷고 7만 달러(약 8000만 원)를 모아 일리노이주 놀이터와 공원 건립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2015년에도 일리노이에서 멤피스까지 걸으며 1만 달러를 모아 세인트주드 병원에 기부했다. 2017년에도 이 병원에 기부하기 위해 걷기 시작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도중에 포기했다.

현재 그는 손수레에 침낭, 음식, 옷 등을 싣고 혼자 걷고 있다. 호텔 등 숙소도 따로 정하지 않고 곳곳의 소방서와 교회 등에서 잠을 청한다. 휴대전화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치해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그의 손녀는 “할아버지가 걱정되지만 이 일은 그에게 목적의식을 심어준다. 기부할 병원은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후원해 온 곳”이라고 했다. 트라우트먼 씨는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도 생겨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소아암#퇴치 모금#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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