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일 정상회담 실무협의 계속”… 양국 외교차관은 싸늘한 만남

신진우 기자 , 박효목 기자 , 도쿄=김범석 특파원 입력 2021-07-21 03:00수정 2021-07-21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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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식 참석 무산됐지만 실무채널 유지하며 의제 조율
日, 수출규제 철회-공사 징계땐 가을-연말께 정상회담 열릴수도
일각 “관계개선 모멘텀 쉽지않아”… 日언론 “차관 회담, 거리감 느껴져”
‘팔꿈치 인사’도 없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왼쪽)과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20일 일본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열린 한일 외교차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1m 간격을 두고 서서 굳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도쿄 올림픽 개막을 불과 4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고심 끝에 불참을 결정했지만 정부는 문 대통령 임기 내 다시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의를 더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한일 정상이 늦어도 연말까진 마주 앉을 수 있다는 전망과 임기 말 관계 복원의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 당국자 “회담 위한 실무 조율 80% 완료”
20일 복수의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한일 당국은 정상회담 논의는 중단했지만 실무 협상 채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회담 테이블에 올리려 했던 수출 규제와 과거사 문제 등 의제를 계속 조율하기로 한일 양국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도 이날 라디오에서 “(정상회담 관련 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지만 국민께 설명할 수 있는 수준에는 약간 못 미쳤다”며 “문 대통령도 19일 실무협의를 더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도 의지가 강하고 우리는 기본적으로 의지가 강해서 계기만 잘 마련되면 문 대통령 임기 안에 양국 정상이 회담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의 80% 수준은 이미 실무적으로 조율됐다”고 강조했다. 실무 준비는 충분했지만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막말 파동 등이 터지면서 마지막에 판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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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일단 문 대통령의 방일이 무산됐음에도 일본 측이 책임 전가를 우리에게 하지 않는 상황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엔 한일 정상의 약식회담이 불발된 것을 두고 양국은 상대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와 달리 이번 정상회담 무산 직후에는 별다른 신경전을 벌이지 않고 있다. 양국 모두 “아쉽다”는 메시지만 냈다. 향후 다시 판을 깔 수 있는 명분은 마련된 셈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 올림픽 폐회식-가을-연말 회담 등 거론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다음 달 8일 도쿄 올림픽 폐막일에 맞춰 방일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가능성 있는 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일본이 신속하게 소마 공사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는 등 성의를 보여주고, 국내 여론이 정상 간 만남에 호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폐막식 참석이 불가능하진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가에선 가을 또는 연말 정상회담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취하고 있는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만큼은 해를 넘길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올해 출범 이후 줄곧 한미일 3각 협력 복원을 위해 한일관계 개선부터 강조해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양국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다. 미국 측은 지난달에도 우리 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무협상과 별개로 정상이 마주 앉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일본을 방문해 한일 차관 회담을 가졌지만 양국 여론의 싸늘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두 차관은 시작에 앞서 인사나 환담도 없었다. 1m 남짓 간격을 두고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하는 ‘팔꿈치 인사’조차 생략했다. 아사히신문은 “몇 시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미일 차관 회담은 팔꿈치 인사도 했고 웃으며 기념촬영도 나눴다”며 “한일 차관 회담은 양국의 관계만큼 ‘거리감’이 느껴졌다”고 보도했다.

최 차관은 21일에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등과 함께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에 참석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한일 정상회담#싸늘한 만남#관계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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