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상당수, 8월 중순 이후 도입…“거리두기 낮추면 8월말 2000명”

유근형 기자 , 조건희 기자 ,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7-16 03:00수정 2021-07-1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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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유행]
정부 “8월까지 3500만회분 도입”
도입시기 8월중순이후 몰려… 백신접종 속도내기 어려울 듯
정부가 8월 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500만 회분이 공급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주 들어올 물량과 구체적인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더구나 상당수 물량은 8월 중순 이후에 몰려서 도입된다. 백신 접종으로 4차 대유행의 기세를 꺾는 건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섣불리 완화하면 안 된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은 7월에 800만 회분, 8월에 2700만 회분, 9월에 4200만 회분이 도입될 예정이다. 방대본은 3분기(7∼9월) 20∼50대 일반인 접종에 충분한 물량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백신 도입 차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7월 백신 도입 계획은 약 1000만 회분이다. 하지만 15일까지 도입된 건 288만 회분(28.8%)에 불과하다. 특히 예약 대란과 접종 연기 사태를 빚은 모더나는 7월 계획의 30% 수준만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모더나는 주별로 공급량이 정해지는데, 거의 공급 직전 물량을 통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8월 전망도 밝지 않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8월 1, 2주 차 물량보다 3, 4주 차 물량이 2배가량 많다. 8월 중순까진 접종률을 크게 높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이틀 확진 1600명대… “거리두기 단계 낮추면 8월말 2000명”
백신접종 속도내기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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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0대 일반인이 맞는 모더나는 8월 국내 위탁생산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공급에 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모더나가 한국 지사가 없어서 화이자보다는 공급의 안정성과 상호 소통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6월부터 600만 회분이 공급될 예정이었던 얀센 백신은 한미 정상회담 물량(101만 회분)을 제외한 직계약 물량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얀센 백신은 혈전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대미 외교력의 성과로 대대적으로 포장됐지만 그 후에는 정부의 주요 관심에서 벗어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바백스 백신도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긴급 승인이 늦어지면서 3분기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40대 일반인이 주로 맞게 될 화이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물량이 문제다. 화이자는 7월에만 약 213만 회분이 공급됐고, 8월까지 약 2000만 회분이 공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공급량이 8월 중순 이후에 집중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40대 이하 접종은 대부분 9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방역 대책은 거리 두기뿐이다. 25일 종료 예정인 수도권 ‘4단계 플러스알파(+α)’의 연장 필요성이 벌써부터 거론되는 이유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4단계를 시행하며 “짧고 굵게 끝내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성급한 결정이 자칫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2주 만에 방역 조치를 완화할 경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빅데이터 센터가 교토대 정성목 연구원 등과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측한 결과, 26일 이후 수도권 거리 두기 단계를 낮출 경우 확진자가 8월 말 2000명대로 치솟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4단계를 8월 초까지 2주 더 연장할 경우 확진자가 다시 증가해도 4분의 1 이하였다.

4차 유행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600명. 전날(1615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이날도 수도권에선 크고 작은 감염이 이어졌다. 서울 관악구의 한 사우나에선 43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11일 직원 1명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용자 등으로 확산됐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466명으로 지난해 2, 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을 제외하고 가장 많았다. 전체 확진자 중 비수도권 비율은 29.1%로 일주일 만에 2배로 증가했다. 강원 강릉시는 17일 0시부터 별도의 해제 시까지 거리 두기를 3단계로 상향한다. 2단계 적용 이틀 만이다. 금융투자협회는 15일 서울 여의도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35곳에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사내 특별방역기간을 31일까지로 정하고 오후 6시 이후 법인카드 사용 자제까지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2주 안에 방역을 완화할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줬다가는 4차 유행의 고통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 완화 기조로 섣불리 전환했다가 4차 대유행을 자초했는데, 또 “2주만 고생하자”거나 “마지막 위기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낼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또다시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 이번엔 중환자마저 폭증해 의료체계가 견디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코로나19#4차 대유행#거리두기#백신#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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