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폭동에 현지 LG전자 공장 전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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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반 사업장 폭도 습격… 약탈-방화
삼성 물류창고도 피해 발생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79)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가 약탈과 폭동으로 번지면서 현지 LG전자 공장이 불에 타고 삼성전자 물류창고에서 약탈 피해가 발생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남아공 당국은 나흘 전부터 벌어진 친주마 시위대의 폭동으로 현재까지 최소 45명이 숨지고 757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앞서 9일 주마 전 대통령의 고향 콰줄루나탈주에서 시작된 시위는 최근 남아공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가 있는 하우텡주로 확산됐고 약탈 폭동으로 번졌다.

12일 새벽 남아공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에 있는 LG전자 공장에도 무장 폭도 90여 명이 들이닥쳐 전자제품과 자재 등을 훔쳐 달아났다. 오후에 120여 명이 다시 침입해 방화함으로써 생산시설과 물류창고가 전소됐다. 현지에선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도들이 TV를 지게차 등에 실어 달아나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LG전자 더반 사업장은 현지 판매를 위해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시설로 약 100명이 근무해 왔다. LG 측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지 기업 주재원 등에 따르면 콰줄루나탈주에 있는 삼성 물류창고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 창고는 남아공 내 판매를 위한 제품들을 보관하는 곳이다. 현지 직원들의 현장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현지 교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한인 교민 약 3300명이 거주하고 있는 남아공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업장도 있다.

이번 시위는 부패 의혹이 제기된 주마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조사를 거부하다 법정 모독 혐의로 징역 15개월을 선고받고 8일 수감되면서 시작됐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남아공 폭동#lg전자 공장#남아프리카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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