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인사이트]“6G 통신속도, 5G의 50배”… 中-美-日-韓 ‘꿈의 기술’ 특허전쟁

이건혁 산업1부 기자 입력 2021-07-13 03:00수정 2021-07-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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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후 6G 상용화 본격 준비

이건혁 산업1부 기자
《6세대(6G) 이동통신 시장 선점을 위한 세계 각국의 물밑 작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상용화가 예상되는 2030년, 약 10년 후 통신시장의 판도를 주도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도 원천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6G 경쟁이 다소 어리둥절할 수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된 지 이제 겨우 2년이다. 서비스 품질 논란은 이어지고 있고, 5G 도입 후 당장이라도 도입될 것 같았던 스마트팩토리나 자율주행 등 5G 기반 신기술도 여전히 테스트 중이다. 제대로 된 5G부터 구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5G도 R&D부터 상용화까지 10년이 걸렸던 만큼, 6G도 이제부터 준비해야 간신히 2030년을 맞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 통신 시장 패권을 노리는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시작이 늦었다는 반응도 있다.

○ 6G 기술 표준, 깃발 먼저 꽂아라


6G는 무엇일까. 이동통신 기술의 세대를 구분하는 보편적인 방식은 속도를 따지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3일 내놓은 ‘6G R&D 실행계획’에 따르면 6G는 최대 1Tbps(초당 테라비트·1Tbps=1000Gbps)의 속도를 내도록 되어 있다. 5G의 이론상 최대 속도가 20Gbps(초당 기가비트)이니, 최대 속도 기준으로 약 50배 빠른 네트워크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반응 속도를 의미하는 지연 시간은 5G의 10분의 1 수준인 0.1밀리초(1밀리초는 1000분의 1초)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6G는 저궤도 위성 등을 활용해 초고주파인 테라헤르츠(THz) 대역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나 항공기에서도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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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 언급되는 6G의 기준은 확정된 게 아니다. 물론 6G가 5G와 차별화되려면 이 정도 격차는 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업계와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내놓은 ‘6G 백서’를 비롯해 중국전자정보산업개발연구소(CCID)의 ‘6G 개념 및 비전 백서’ 등에서도 비슷한 기술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한국 등 193개 회원국이 가입한 국제 전파통신 규약 의결기구 ‘ITU-R’(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가 6G 비전을 완성하는 2023년 상반기(1∼6월)가 6G 기술 표준을 정하는 첫 단계다. 이어 6G 통신 규격 개발, 표준 평가, 6G 국제 표준 확정 등 2030년 상용화 예상 시점까지 장기전이 예고돼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국가나 기관별로 입장이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 ‘기술 냉전’ 벌이는 미중


6G에서 가장 앞서있는 국가로는 중국이 꼽힌다. 중국은 한국이 세계에서 첫 번째로 5G를 상용화한 2019년부터 6G 도입을 위한 R&D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THz 대역 통신을 실험할 인공위성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렸다. 중국 국가지식재산권국이 최근 발표한 ‘6G 통신기술특허발전상황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특허가 출원된 6G 기술은 약 3만8000건이며, 이 중 중국이 3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위 미국(18%)은 물론 일본(13%), 한국(10%)을 앞서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익명의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은 핵심 기술과 산업 장비가 부족해 6G 기술 발전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중국의 우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은 5G에서는 중국에 뒤졌지만 6G에서만큼은 다시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4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6G 투자를 언급했으며, 이어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개방된 5G, 6G 네트워크 구조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명시했다. 중국을 견제하고 차세대 통신 시장을 차지하고자 약점으로 꼽히는 제조업 기반은 동맹을 통해 메우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일본, EU도 6G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는 6G 백서에서 통신을 활용해 가상공간과 물리공간을 통합하고 보다 정교하게 구현되는 서비스를 강조했으며, EU도 녹색 통신기술을 발전시키고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방식의 6G 개발 계획을 내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6G에는 장비와 단말기, 반도체, 정보기술(IT) 서비스, 위성 등 우주기술, 보안 등 미래 기술이 연결돼 있다”며 “결국 6G를 둘러싼 경쟁은 미래 기술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도 6G 시장 잡으려 잰걸음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가진 한국도 6G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6G 백서’ 발간을 통해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THz 대역인 140GHz 주파수를 활용한 데이터 전송 시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5G 시대를 거치며 통신장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고, 6G에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장비 제조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인 전문가들은 6G 시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위치 선점에 나섰다. 최형진 삼성전자 수석이 ITU-R에서 6G 비전을 정립하는 비전작업반 의장으로, 김윤선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마스터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통신 표준을 주도하는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의 무선접속 물리계층분과(RAN1) 의장에 선출됐다. 미국이 주도하는 통신기업 연합체 ‘넥스트G연합(Next G alliance)’의 애플리케이션 분과 의장사에 LG전자가 선정됐고 이기동 CTO부문 책임연구원이 의장을 맡았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한국인 의장의 존재를 통해 국제 표준화 과정에 한국의 입장을 더욱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5년간 2200억 원을 투자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핵심 장비와 부품을 국산화해 6G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다만 핵심 인력을 충분히 양성하고, 당분간 이어질 미중 간 갈등이라는 변수에 제대로 대응해야 6G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혁 산업1부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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