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성공을 이끄는 무의식 자극법[Monday DBR]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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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병원은 최고의 의료진이 365일 쉬지 않고 진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빠른 건강 회복과 청결한 위생 관리가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나이트클럽 건물 2층에 위치한 ○○병원으로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해 주세요.”

환자가 줄어 고민이던 A병원 김모 원장은 위기 돌파를 위해 홍보 소식지를 제작해 동네 곳곳에 배포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환자 증가율은 미미했다. 홍보 문구를 만들 때 무의식의 작용을 간과한 탓이다. 뇌 과학자나 소비자행동 전문가들은 인간 행동의 95%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고 말한다. 이를 세일즈에 적용해보면 의식이 아닌 무의식이 식료품, 자동차, 금융, 보험 등 대부분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따라서 세일즈 성과를 목적으로 글을 적을 때 고객의 무의식을 적절하게 자극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의식을 자극하는 세일즈 문구 작성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먼저 전달하려는 주제에 반하는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무의식 연구의 대가 존 바그 예일대 교수의 실험을 살펴보자. 바그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글을 쓰는 과제를 줬다. 글에는 주름 등 노인을 생각할 때 연상되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는 규칙을 줬다. 이 규칙은 참가자들의 무의식을 점화하는 장치였다. 실험의 진짜 내용은 참가자들이 과제를 마친 후 복도 끝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측정하고, 그 시간을 과제를 수행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이 비교 집단에 비해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노인이 연상되는 단어를 통해 ‘느림’에 대한 무의식이 발현됐기 때문이다.

이 실험과 연결해 병원 홍보 글을 보자. 병원 홍보 글에서 전달 주제와 무의식의 충돌을 야기하는 단어는 무엇일까? ‘△△나이트클럽’이다. 병원이 강조하는 주제인 ‘청결한 위생’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나이트클럽이라는 단어가 위생적인 환경을 떠올리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전달 주제와 무의식의 충돌을 예방할 수 있을까? ‘△△나이트클럽’이라는 단어를 제거하면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전달 주제에 긍정적인 연상 효과를 주는 단어를 사용하면 더욱 좋다. “보건소 옆 건물 ○○병원으로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해 주세요”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무의식을 활용하는 두 번째 방법은 고객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이끌어내는 콜투액션(Call-to-Action)이다. 고객이 당신의 글을 읽고 큰 흥미를 느꼈더라도 행동의 변화가 없다면 세일즈 관점에서는 실패한 글이다. 세일즈 글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행동 변화가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일즈를 위한 홍보 문구는 단순히 “당신이 원하는 편익을 모두 제공합니다”라는 식으로 작성하면 안 된다. 이보다는 “당신이 원하는 편익을 모두 제공합니다. 지금 당장 아래 버튼을 눌러 주문해 주세요”(제품 구매 콜투액션)와 같은 방식이 효과적이다. 콜투액션을 대상, 시간, 기회의 희소성과 결합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특별한 가격 할인은 이 메일을 받으신 분에 한해 적용됩니다. 아래 연락처로 지금 연락주세요.”(대상 희소성+콜투액션), “이번 주말까지만 20% 할인 혜택을 드립니다. 매장에 꼭 방문해 주세요.”(시간 희소성+콜투액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양자택일형 마무리 기법’이 있다. 인간은 스스로 결정한 것을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활용해 고객에게 행동 결정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두 가지 제품 중에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시는지요? A인가요? 아니면 B인가요?”라고 물으면 A나 B 어느 쪽을 선택하든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자택일 마무리를 할 때 핵심은 부정적인 선택 옵션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주문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더 검토할 시간을 드릴까요”와 같이 세일즈에 긍정적 옵션과 부정적 옵션을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옵션은 긍정과 긍정으로만 제공해야 효과적이다.

뇌의 관점에서는 일일이 의식하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누군가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상대의 무의식을 적절히 자극하고 활용해야 한다.

이 글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323호에 실린 ‘메일로 연락주세요 vs 버튼 눌러 주문하세요’를 요약한 것입니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세일즈#성공#무의식 자극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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