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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백지에게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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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0 03:00
2021년 7월 10일 03시 00분
입력
2021-07-10 03:00
2021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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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 지음·민음사
가을에 무의미한 시는 가을을 지시하지 않겠지. 손가락질도 않겠지. 손가락질은 감정.
지시도 손가락이 있어야 가능하니까 손가락 없이는 가을도 없겠지. 가을 없이는 겨울도 없다는 말.
무의미하지. 겨울 없이는 봄도 여름도 없다는 말. 무의미하지. 의미는 뒤통수니까. 뒤통수에 있으니까.
가을에 무의미한 시는 하늘이 무너져도 무언가를 쓰고 있지.(‘무의미’ 중)
담백한 어조로 시와 인생의 의미를 끊임없이 찾는 시인 김언의 일곱 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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