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 40조 배터리 투자… 지원 늦으면 中에 시장 다 뺏길 것

동아일보 입력 2021-07-10 00:00수정 2021-07-1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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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제 ‘K-배터리 발전전략’을 내놨다. 세계 5위 안에 있는 국내 배터리 3사와 관련 소재·부품 기업들이 2030년까지 40조6000억 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정부는 기업의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세제 혜택을 늘리는 한편 인재 확보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선두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함께 10년간 15조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글로벌 톱3’ 진입을 목표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2025년쯤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 산업의 발전전략을 기업과 정부가 함께 마련한 건 의미 있는 일이다. 작년 한국 3사 점유율이 44.1%로 중국(33.2%), 일본(17.4%)에 앞섰지만 올해 들어 CATL, BYD 등 중국 기업의 약진으로 한국이 밀리는 분위기여서 이번 대책은 늦은 감이 있다.

정부는 배터리를 반도체와 함께 ‘국가전략기술’에 포함시켜 대기업 R&D 투자 세액 공제를 최대 40%, 시설투자 세액 공제는 10%로 확대하기로 했다. 역대 정부가 대기업의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줄이는 바람에 1∼2%로 쪼그라든 투자 세액 공제를 대폭 늘린 것이다. 배터리, 반도체 공장을 자국에 지어 달라며 세계 각국이 파격적 세제 지원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대응이다. 오히려 ‘2030년 배터리 세계 1등’을 목표로 하면서 정부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5년간 3066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소극적으로 보인다.

세제 혜택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인재 확보다. 정부는 대학에 배터리 학과를 만들고,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해 연간 11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키우겠다고 한다. 정부가 특정 분야 인재 육성 계획을 내놨다가 대학 정원 문제에 걸려 공수표로 돌아가는 일이 이번엔 반복돼선 안 된다. 인재 확보에 유리한 수도권에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도 과감히 풀어줘야 한다. 기업을 모아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보다 시급한 게 기업 현장의 걸림돌을 치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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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투자#중국#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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