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 서울에… 용산-송현동 후보 압축

손효림 기자 입력 2021-07-08 03:00수정 2021-07-08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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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부지 결정… 이르면 2027년 완공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작품 등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이 이르면 2027년 서울에 들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2만3181점을 한곳에 모은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후보지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또는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안에 최종 부지를 결정해 2027년 또는 2028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올해 4월 이 회장 유족은 정부에 문화재와 근현대 회화 등 2만3181점을 조건 없이 기부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별도 미술관을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대구와 부산을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가 삼성과의 인연, 지역균형발전 등을 내세워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그러나 문체부는 전문가 논의 등을 거쳐 서울 도심지를 낙점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40여 개 지자체가 유치 의사를 밝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후보지를 검토했다. 국민의 문화 향유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고민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관 이름은 기증자의 이름을 넣어 ‘이건희 기증관’으로 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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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전문가들이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 선정에 특히 고려한 부분은 연구·보존 전문 인력, 관람객의 접근성, 기증자의 철학이다.

문화재, 미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의 김영나 위원장은 “유화, 도자기, 고문서와 서적 등 다양한 작품이 망라된 이건희 컬렉션을 연구하고 관리하려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도서관 등 여러 기관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하기에 서울이 적합하다”며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수월하게 관람하려면 서울에서도 도심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터인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는 중인 서울시가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해 무상 제공하겠다는 입장이고, 용산 부지는 문체부 소유여서 부지 매입 비용은 들지 않는다. 건물 건립에는 1000억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개인 의견이라고 전제하며 “용산 부지는 진입로를 만들어야 하지만 송현동 부지는 걸어서 바로 갈 수 있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지역 두 곳이 후보지로 발표되자 그간 유치전을 벌였던 지자체들은 강력 반발하며 재선정을 요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역 국민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 지역 무시와 오만 행정의 극치”라고 올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비수도권을 대상으로 공정한 절차에 따라 대상지를 다시 선정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후보지 변경이나 재선정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건희 기증관이 완공되는 2027∼2028년부터는 한 자리에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금동보살입상(통일신라시대·국보 129호),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년) 등 국내외 명작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기증품은 한 자리에 전시해야 작품을 수집한 기증자의 철학을 잘 구현할 수 있고 기증 문화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 유족이 광주시립미술관(30점), 전남 광양시 전남도립미술관(21점), 대구미술관(21점),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18점), 제주 이중섭미술관(12점)에 기증한 작품은 이건희 기증관에 들어가지 않는다.

기증관이 마련되기 전에도 이건희 컬렉션은 다양한 형태로 대중과 만난다. 이달 21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 명작’을 열어 주요 작품을 공개한다. 기증 1주년인 내년 4월에는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때 리움과 지방박물관·미술관의 소장품을 함께 전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연 3회 이상 지역별 대표 박물관, 미술관을 돌며 전시를 할 예정이다.

이건희 컬렉션의 작품별로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사진 촬영을 해 등록하는 작업은 2023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등록 및 조사·연구가 완료된 작품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e뮤지엄(전국 박물관·미술관 소장품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이건희 기증관#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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