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강경파 대통령 당선 다음날 핵협상 중단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입력 2021-06-22 03:00수정 2021-06-2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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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단, 서방과 협상 중 돌연 철수
20일 카젬 가리브 아바디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이란대사(왼쪽)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차관이 오스트리아 빈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이란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은 양측이 2015년 체결했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행정부가 파기한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회담을 진행해 왔다. 빈=AP 뉴시스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초강경 보수파’ 성직자인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된 지 하루 만에 이란이 서방과의 핵합의 복원 협상 중단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온건파로 평가받는 현재의 이란 행정부 모두 빠른 시일 내의 합의를 원하는 분위기이지만 라이시가 대통령에 취임하는 8월 전까지는 협상이 표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과 핵합의 당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은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는데 이란이 본국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란 측 협상단 대표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차관은 이날 이란 국영TV와 인터뷰에서 “합의에 근접했으나 타결까지는 거리가 남아 있다”며 “오늘 테헤란으로 복귀한다”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대이란 제재와 준수사항 등 핵심 이슈에 관해 좁혀야 할 거리가 상당하다”고 했다.

이란은 외교안보와 관련해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종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는데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하메네이 최측근 라이시와의 상의가 불가피해 협상이 중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라이시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더라도 합의 내용별로 이란의 실제 이행 여부를 검증한 뒤에 제재를 점진적으로 풀겠다는 방침인데 이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스라엘은 라이시 당선 후 ‘이란 핵시설 공격’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라이시가 하메네이의 뜻에 따라 핵무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15년 이란 핵합의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대이란 금융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미국이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올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4월부터 복원 협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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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이란#강경파#대통령 당선#핵협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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