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음악 들으며 치유 받는 영혼, 바로 ‘아미’들 이야기죠”

이호재 기자 입력 2021-06-17 03:00수정 2021-06-17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미 공동집필 모임 ‘프라미스’, ‘춤추는 왕자님, 별을 쏘다’ 펴내
현대로 온 고구려 쌍둥이 남매, BTS 음악 듣고 위로 받는 내용
글로 선한 영향력 전파하고 싶어… 소설 곳곳에 아미 은어 숨겨놔
보물 찾는 기분으로 읽어 보세요
BTS가 등장하는 장편소설 ‘춤추는 왕자님, 별을 쏘다. 1: 시간의 문’을 쓴 초등학교 교사 아미들. 왼쪽부터 박준희 유혜정 노선화 교사. 프라미스 제공
2013년 6월 13일. 15세 쌍둥이 남매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강렬하게 끌린다. 남매의 정체는 고구려 제2대 유리왕(기원전 19년∼기원후 18년)의 자녀. 고구려 건국 초 정쟁(政爭)에 휘말린 유리왕이 남매의 목숨을 구하려고 시간여행을 통해 이들을 현대의 한국으로 보낸다. 떠돌이 생활을 하는 남매는 방탄소년단 음악에 빠져 팬클럽 아미가 돼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받는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 방탄소년단을 뒤섞은 장편소설 ‘춤추는 왕자님, 별을 쏘다. 1: 시간의 문’(씨에듀테크)이 최근 출간됐다. 이 소설은 서울 강동구 꿈미학교 노선화 교사(48·여)와 경기 하남시 감일초 유혜정 교사(44·여), 경기 광주시 경안초 박준희 교사(43·여) 등 10여 명의 아미로 구성된 공동 집필 모임 ‘프라미스’가 썼다. 여중생은 삽화를, 다른 직장인은 자료 조사를 맡았다. 강력한 팬심으로 뭉친 프라미스는 연내 이 책 시리즈 3권을 포함해 총 7권을 내놓을 계획이다. 대안학교인 꿈미학교의 노 교사는 책을 내려고 1인 독립출판사까지 차렸다.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10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노 교사는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 있는 방탄소년단처럼 아미도 사회에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소설을 썼다”며 수줍게 웃었다.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소재를 찾던 중 방탄소년단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 그는 “2017년 근무하던 초등학교에서 영어 뮤지컬을 준비했는데 아이들과 대화하기 위해 방탄소년단에 대해 찾아봤다”며 “지난해 3월 RM 등 방탄소년단 멤버 6명이 재학 중인 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해 방탄소년단의 문화적 영향력을 공부하며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방탄소년단 음악을 들으며 치유된다. 부모와 떨어져 방황하는 사춘기 남매는 ‘Life Goes On’의 가사 ‘멈춰 있지만 어둠에 숨지 마/빛은 또 떠오르니깐’을 통해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Dynamite’의 신나는 멜로디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우울함을 떨쳐낸다. 노 교사는 “방탄소년단 안무를 짜는 스태프 이름을 소설에 쓰고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 등 스태프를 칭찬하는 아미만의 은어를 문장 곳곳에 숨겨놓았다”며 “특정 문단의 첫 음을 세로로 읽으면 ‘방탄소년단 최고’라고 쓰여 있을 만큼 아미라면 숨겨진 보물을 찾는 기분으로 소설을 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기사
이 소설은 팬들이 아이돌을 소재로 쓰는 가상소설인 ‘팬픽’의 일종이지만 멤버를 성적인 대상으로 설정한 음란물 성격의 팬픽 ‘알페스’와는 전혀 다르다. 방탄소년단을 바라보는 아미의 시선을 주로 담았고, 방탄소년단의 실제 모습을 가상 세계라고 함부로 바꾸지 않았다. 건강한 팬덤 문화를 만들고 싶은 아미 교육자의 바람을 담았다.

“팬덤 문화가 아티스트에게 불쾌감을 주는 ‘음지의 문화’가 아니라 건강하고 밝은 ‘양지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해요. 제 직업이 교사인 만큼 아이들도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었죠. 올해 데뷔 8주년을 기념해 방탄소년단에 이 책을 전달할 겁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bts#아미#프라미스#춤추는 왕자님 별을 쏘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