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文정부 맞설 빅텐트가 내 소명…국민의힘 중심 야권 대통합”

대전·광주=윤다빈 기자 입력 2021-06-15 03:00수정 2021-06-15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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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공식업무 첫날
광주 찾아 붕괴참사 희생자 추모
천안함 묘역 참배 ‘안보 행보’도

이준석 “광주 아프게 하는 일 없을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36·사진)는 공식 업무 첫날인 14일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우리 당에서 광주시민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교섭단체 최초 30대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통상의 정당 대표들의 첫날 일정과는 전혀 다른 파격 행보를 이어나가면서도 ‘안보’와 ‘안전’이라는 보수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재개발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는 과거에 대한 잘못이 아닌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호남 지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시절 불거진 5·18 관련 막말 논란 등을 다시 거론하며 반성한 것.

이 대표는 당 대표들의 첫날 방문 코스인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이 있는 국립서울현충원 대신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고, 유족들을 만나 눈물을 흘렸다. 이 대표는 “(서울현충원의) 전직 대통령과 같이 널리 알려진 분들뿐 아니라 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국가를 위해 희생했던 용사들까지 기리는 정신을 국민의힘이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광주 참사 분향소에선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다.

李 “文정부 맞설 빅텐트가 내 소명… 국민의힘 중심 야권 대통합”


국민의힘 대표 첫날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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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표 첫날 행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피격사건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대표는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46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대전=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지난 10년간 (희생자에 대한 보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

14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는 이날 묘역을 찾은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과 대화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있었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 “천안함 보훈 여야 협치해야” 文 겨냥

새벽부터 대전으로 내려간 이 대표는 “대전현충원에는 서해 수호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포항 마린온 헬기 사고로 순직하신 장병들이 있다”며 이들에 대한 보훈 의지를 강조했다.

검은 양복과 넥타이 차림을 한 이 대표는 “(희생자들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들의 말에 “꼭 그렇게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마린온 헬기 사고 순직 장병인 고 박재우 해병 병장의 묘비와 초상화 동판을 어루만지며 재차 눈시울을 붉혔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보훈 정책과 관련해 “천안함 생존 장병에 대한 보훈 문제 등이 완벽히 처리되지 않았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것도 여야 협치 대상”이라고 했다.

참배를 마친 뒤 이 대표는 곧바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광주 동구의회를 찾았다. 희생자 9인의 영정이 걸려 있는 분향소에 국화꽃을 헌화한 그의 눈시울은 또 한 번 붉어졌다. 이 대표는 “수사력을 총동원해 책임자를 가려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당내 막말 논란과 일부 보수 진영의 왜곡 시도에 대해선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하고, 그 정신을 잘 교육받았다”면서 “광주 시민을 아프게 한 언행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 체제에서 많은 반성을 했다. 그 기조가 새 지도부에서 이어질 것을 확언한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관련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에 불출석한 데 대해서는 “불성실한 협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적절하다”고 했다.

○ “반문(反文) 빅텐트는 제 소명”

광주 일정을 마친 이 대표는 곧장 고속철도(KTX)를 타고 국회로 복귀해 오후 2시에 샌드위치 오찬을 겸한 첫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박근혜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내 친박 핵심으로 꼽혔던 김재원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당직 인선과 관련해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많은 일이 사전 공개되고 결정되면 최고위가 형해화된다”고 견제에 나섰다. 이 대표는 “대변인과 비서실장은 당무상 시급했기 때문이거나, 비서실장직은 (최고위) 협의를 거칠 필요가 없는 인선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당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는 의원들 앞에서 한껏 자세를 낮추며 야권 대통합을 강조했다. 사회자가 자신을 호명하자 이 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세 방향으로 머리 숙여 인사한 뒤 연단에 올랐다. 인사말에서 이 대표는 “우리 당이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40%를 돌파한 결과도 나왔다. 우리 당 중심의 야권 대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 안팎의 정말 풍성한 대선 주자군과 문재인 정부에 맞설 빅텐트를 치는 데 제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당 안팎의 야권 주자들을 ‘반문(반문재인) 빅텐트’ 아래 하나로 모아 야권 단일후보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 발언을 마친 그는 이날 의총에 참석한 50명 안팎의 의원들을 향해 다시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폴더 인사’를 했다. 의원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이어진 발언 순서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치고 분노한 국민에게 이준석 백신이 등장했다. 이준석 백신이 대한민국 정치의 오염된 현장을 새롭게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일정 중간중간에 라디오 프로그램 5곳과 방송사 인터뷰 2곳 등 7번의 인터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대전·광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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