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연기론 재점화, 이낙연-정세균도 가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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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지도부가 빨리 정리해야”
정세균 “국민 관심 속에서 치러야”
이재명측은 “일정 원칙지켜야”

여권 내 ‘빅3’ 후보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이 대선 후보 경선 연기론을 정면으로 꺼내들었다. 그동안 “당 지도부가 정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경선이 임박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나선 것. 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여전히 경선 연기에 반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7일 서울 영등포구 마리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 의견이 분분하다면 지도부가 빨리 정리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돕고 있는 윤영찬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경선 시기와 경선 방식이 모두 얽혀 있고 이걸 한꺼번에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 시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로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전 총리도 세미나 뒤 기자들과 만나 “무엇보다도 정권 재창출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국민의 관심 속에서 경선을 치르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연기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그간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라는 태도를 보였던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측이 경선 연기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건 경선 실시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9월까지 후보를 선출하도록 한 현재의 당헌·당규대로라면 다음 달부터는 예비 경선 일정이 시작돼야 한다. 한 여당 의원은 “두 후보 입장에서 예정대로 경선이 치러지는 걸 보고만 있느니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당 지도부를 마지막으로 설득해 보겠다는 뜻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재명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김병욱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어느 주자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정한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경선 연기론에 실익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송영길 대표 역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경선 연기론에 대해 “아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당헌·당규에 나와 있는 대로 한다. 대선기획단이 만들어지면 구체화될 것”이라며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경선연기론#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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