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오랜만에 들려온 반가운 목소리

임희윤 기자 입력 2021-05-11 03:00수정 2021-05-11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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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10일 월요일 흐림. 사람의 길.
#347 Damien Rice, JFDR, Sandrayati Fay ‘Song for Berta’(2021년)

임희윤 기자
이럴 때 팬들은 ‘계 탔다’고 한다. 그것도 무려 12년 묵은 곗돈. 해체했나 싶던 노르웨이 포크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가 신곡 ‘Rocky Trail’(4월 30일 발매)을 냈다. 3집 ‘Declaration of Dependence’(2009년) 이후 12년 만의 정규앨범도 다음 달에 낸다고 한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로 말할 것 같으면 21세기 북유럽에 혜성처럼 나타난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환생이다. 폴 사이먼과 아트 가펑클은 물론 아직 생존 중이지만….

섬세하고 아련한 화성을 나눠 연주하는 두 대의 통기타, 그리고 스며들듯 속삭이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양쪽 스피커로 에덴의 향기를 흩뿌린다.

신곡 ‘Rocky Trail’은 미국의 로키 산맥을 트레킹하다 떠오른 생각을 담은 노래다. 오래전 각자의 길로 갈라진 소중한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뒤늦게 읊조리는 두 사내의 노래는 여전히 참 쓰고 달다. 3집 수록 곡 ‘Boat Behind’의 속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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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첨화. 곗돈이 또 얹혔다. 아일랜드 포크 싱어송라이터 데이미언 라이스의 새 노래 ‘Song for Berta’(4월 28일 발매·사진)도 나와 줬다. 지난해 ‘Chandelier’(원곡 가수 시아) 리메이크를 빼면, ‘쌀 아저씨’란 애칭의 이 사내가 7년 만에 낸 신곡이다. 아이슬란드, 인도네시아의 가수와 협업은 했지만 ‘쌀’ 특유의 인장이 노래에 꾹 찍혀 있다.

노래 속 베르타는 온두라스의 환경운동가이자 렝카족 지도자였던 베르타 카세레스(1971∼2016)다. 카세레스는 렝카족이 신성시하는 괄카르케강 유역에 동의 없이 댐을 건설하려는 정부의 계획에 맞섰다. 조상이 물려준 소중한 땅과 환경을 지키려 했다. 자택에서 괴한의 총에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카세레스의 투쟁을 생전 모습과 만화로 재구성한 뮤직비디오는 이런 글귀가 마무리한다.

‘그들은 죽음이 베르타의 목소리를 잠재우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더 커졌고 더 멀리 퍼져나갔다.’

사람의 길을 다룬 두 개의 조용한 노래가 내 맘속 댐을 허물었다. TNT보다 부드럽게. 깃털보다 강력하게.

임희윤 기자 im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정규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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