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韓 화이자 확보전…EU, 18억회분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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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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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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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화이자 백신 18억회분 계약 체결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조사 화이자와 단일 계약 규모로는 최대인 18억 회분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다. 백신 접종 후 면역 효과 유지를 위한 부스터샷(3차 접종) 필요성에 대비한 것이다. 화이자 백신을 추가 확보하려는 국가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2023년까지 18억 회분의 백신을 추가 공급받기로 화이자와 계약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이번 계약은 코로나19 면역력 유지를 위한 부스터샷 접종 물량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2회 접종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 18억 회분은 9억 명이 맞을 수 있는 양이다. EU 전체 인구가 4억50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모든 인구가 부스터샷까지 맞고도 남는 양이다. EU와 화이자 간 이번 계약은 세 번째로, 앞선 두 차례 계약 물량은 각각 3억 회, 총 6억 회분이었다.

EU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공급하기로 약속한 백신 물량을 제때 주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1일 아스트라제네카를 상대로 한 소송 절차 진행 등 법적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내로 27개 회원국으로부터 소송 제기를 위한 동의 서명을 받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1분기(1∼3월)에 1억2000만 회를 포함해 2분기(4∼6월)까지 총 3억 회분을 EU에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1분기 공급량은 3000만 회분, 2분기에도 지금까지 7000만 회분 공급에 그쳤다. 전체 계약 물량의 3분의 1만 공급한 상태다.

저개발국을 위한 백신 공유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도 22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문제 해소를 위해 새로운 백신 제조사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백신 생산국인 인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인도 정부가 자국 내 생산 백신의 해외 수출 물량을 줄이기로 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인 인도의 세룸인스티튜트(SII)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의 절반가량을 만들어 왔다.

한국, 화이자 추가확보-조기도입 비상
유럽연합(EU)이 화이자 백신 18억 회분 추가 계약에 성공하는 등 각국의 백신 확보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 기존 물량의 조기 도입도 시급한데 3차 접종(부스터샷)에 대비한 추가 확보전에서도 뒤처질 위기에 놓였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이 화이자와 직접 계약한 물량은 1300만 명분이다. 이 중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건 350만 명분인데, 지금까지 들어온 건 87만5000명분(6.7%)에 불과하다. 방역당국은 나머지 262만5000명분이 6월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분기(7∼9월) 이후 도입은 월 단위 일정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모더나 백신도 대부분 3분기 이후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범정부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모더나 백신은 2분기(4∼6월)에 소량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2분기 물량이 수만 명분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더나와 계약한 백신은 총 2000만 명분이다. 정부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 백신의 추가 확보를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약에 성공해도 조기 도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공급 부족 문제도 불안 요소다. 한국이 아스트라제네카와 직접 계약한 물량은 1000만 명분이다. 이 중 78만7000명분이 2월 들어왔다. 상반기까지 도입이 확정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428만7000명분. 질병관리청은 나머지 350만 명분도 6월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 상반기 접종의 주력 백신이다. 23일 기준 국내 1차 접종자는 203만5549명인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가 119만4718명(58.7%)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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