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선 ‘신속 PCR 검사’… 검체 채취 95분만에 “음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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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국내 대학 첫 시범검사 현장 가보니

23일 본보 이윤태 기자가 서울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속 분자진단 검사소에서 채취한 검체를 보관함에 넣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3일 본보 이윤태 기자가 서울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속 분자진단 검사소에서 채취한 검체를 보관함에 넣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자연대 강의실험연구동 앞 지상 주차장에 설치된 조립식 구조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검체 채취부터 채취한 검체를 곧바로 분석할 수 있는 시설이 한자리에 모인 신속 분자진단 검사소가 있는 곳이다.

26일 검사소 정식 오픈을 앞두고 서울대는 23일 교직원 3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 검사를 진행했다. 기자가 직접 서울대에서 실시하는 검사를 받았다. 우선 검사소 입구에 적힌 안내에 따라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했다. 의료진이 길이 15cm 면봉을 비인두(콧구멍 가장 깊은 안쪽) 부위까지 넣어 검체를 채취했다.

여기까지는 현재 보건소 등에서 일반적으로 받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동일했다. 일반 PCR 검사는 채취한 검체를 외부 진단시설로 보내 분석한다. 하지만 서울대의 신속 분자진단 검사에선 검체 채취와 분석이 같은 장소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또 가열과 냉각의 온도 변화를 통해 유전자를 증폭하는 기존 PCR 방식과 달리 같은 온도에서도 유전자를 증폭할 수 있는 신기술 ‘등온핵산증폭법’을 적용해 분석 시간을 단축했다.

기자는 채취한 검체를 담은 시약통을 채취소 바로 뒤 검체 보관함에 넣었다. 그러자 곧 검체 보관함과 연결된 조립식 컨테이너에서 의료진이 시약통을 꺼내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추출 작업을 시작했다. 검사소 관계자는 “검체를 현장에서 바로 분석해 1, 2시간 안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를 완료하고 95분 뒤 ‘음성’을 확인하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알기까지 짧게는 5, 6시간부터 길게는 하루가 걸리는 일반 PCR 검사와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였다. 시범 검사에 참여한 서울대 교직원 유혜영 씨(40·여)는 “코로나19 검사는 처음인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학내에서 주기적인 검사로 음성을 확인할 수 있으면 훨씬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대는 26일부터 1학기 종강일인 6월 14일까지 학부생을 제외한 자연대 소속 대학원생 및 교직원 등 구성원 2700명을 대상으로 학내 신속 분자진단 검사를 도입한다. 국내 대학 중에선 서울대가 처음이다. 서울대는 동일 집단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로 확진자를 조기에 선별해 확산을 최소화함으로써 대면 활동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현숙 서울대 연구처장은 “지난해 팬데믹 상황에서 비대면 수업을 이어가며 학교 정상화를 위한 단계적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원스톱 시스템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검사소를 방문해 검사 과정을 지켜본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코로나19 신속 분자진단 검사가 자연대 외에 다른 단과대까지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서울대가 아닌 다른 기관으로도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대면 실험·실습이 필수적인 예체능과 공과대, 15인 이하 토론 수업 등으로 검사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서울대#신속 pcr 검사#시범검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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