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검사키트, 15분내 결과 확인… 편의점 구입-택배 배송도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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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긴급사용 허가 ‘자가검사키트’ Q&A
어떻게 사용하나, 진단 방법은
정확도는 어느 정도, 가격은 얼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2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제 집이나 직장에서 개인이 직접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린 가운데 선제검사 확대로 감염자 조기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식 검사법에 비해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결과를 과신하지 말고 보조적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자가검사키트란 무엇인가.

“마치 임신진단기처럼 언제 어디서나 시민들이 쉽게 구입해 스스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체외진단 의료기기다. 2개 제품이 긴급사용 허가를 받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스탠더드 코로나19 항원 홈테스트’와 휴마시스㈜의 ‘휴마시스 코로나19 항원 홈테스트’다. 이미 임시선별검사소 등에서 의료진용으로 사용 중인 제품이다.”

―기존 검사법과 어떻게 다른가.

“키트 안에 들어 있는 면봉 하나로 콧구멍 안 1.5∼2.5cm 깊이를 각각 10번 정도 훑는다. 그 다음 이 면봉을 키트 안에 포함된 시약에 넣는다. 그렇게 하면 콧물 안에 있던 바이러스 단백질이 분리되는데 이 용액을 막대 모양 검사기기에 떨어뜨리면 기기가 코로나19 단백질 유무를 인지한다. 코로나19 단백질을 확인하면 기기에 줄 2개(양성)가 나타나고, 아니면 1개(음성)가 나타난다. 선별진료소에서 시행하는 유전자증폭(PCR) 방식 진단검사와 달리 바이러스 단백질을 곧장 확인하는 방식이라 결과가 15분 이내 나온다.”

―당장 어디서든 살 수 있는 건가.

“허가는 23일 됐지만 제품 준비와 배포에 시간이 필요해 다음 주부터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약국은 물론 판매가 허가된 마트, 편의점 등에서도 살 수 있다. 온라인에서 구매해 택배로 받는 것도 가능하다. 업체에 따르면 소비자가격은 개당 1만 원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생산단가가 줄면 가격이 몇천 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

―정확성이 떨어진다던데 어느 정도인지.

“제조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제품의 민감도(환자를 양성으로 판단할 확률)는 80∼90% 사이다. 단, 이건 의료진이 콧속 깊은 곳(비인두)에서 콧물을 채취해 검사했을 때 결과다. 일반 사용자들은 면봉을 그렇게 깊이 넣기가 쉽지 않아 콧구멍 1.5∼2.5cm 수준에서 콧물을 채취하도록 했다. 따라서 정확도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이에 정부는 두 제조사에 얕은 콧구멍에서 채취한 결과를 토대로 한 추가 임상 자료를 3개월 내에 제출하라고 했다. 만약 임상 결과를 내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자가검사를 했는데 양성으로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반드시 가까운 선별진료소로 가서 정식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 양성 결과가 나온 키트는 절대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 바이러스가 묻은 키트는 의료폐기물이기 때문이다. 키트는 비닐봉지에 잘 밀봉해서 선별진료소로 가져가 제출해야 한다. 음성이 나온 키트는 그냥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도 된다.”

―집단감염 발생지를 다녀왔는데 증상은 없다. 자가검사만으로 충분할까.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면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는 게 원칙이다. 무증상 감염은 바이러스 단백질 발생량이 적기 때문에 자가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른바 ‘위음성’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자가검사키트는 ‘검사기기’이지 의료적 판단이 가능한 ‘진단기기’가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를 선별하는 용도로 써도 될까.

“안 된다. 앞서 말했듯 무증상 환자는 자가검사 결과 음성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젊은 이용객이 많은 클럽 등 유흥시설이 확진자 선별을 자가검사키트로 하겠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단, 콜센터 같은 고위험 사업장에서 정기 검사를 하거나 확진자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건 긍정적이다.”

―서울대도 교내에 신속검사를 도입했던데 자가검사키트와 같은 방식인가.

“아니다. 서울대가 시행하는 검사는 이번에 허가된 자가검사키트와는 다르다. 서울대 방식은 선별진료소에서 하는 진단검사와 마찬가지로 유전자를 증폭시켜야 해 특정 장비가 필요하다. 다만 유전자 증폭 방법을 바꿔 결과 도출까지 5, 6시간이던 걸 1, 2시간으로 줄였다. 이른바 ‘신속’ PCR 검사인 셈이다.”

이미지 image@donga.com·이지운 기자
#자가검사키트#편의점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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