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또 한 번 혁신… 우주로 향하는 베이조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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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제프 베조스 지음·이영래 옮김/396쪽·2만2000원·위즈덤하우스

‘저는 80세가 됐을 때 인생에서 후회할 일을 최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후회하는 일은 대개 자신이 빠뜨린 일, 시도해 보지 않은 것, 걷지 않은 길입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이 책에 쓴 말이다. 잘나가는 헤지펀드에서 일하다 온라인 서점 창업이라는 모험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그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후회가 나를 계속 따라다닐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사직을 만류하던 사장의 말을 들었다면 세계인의 삶의 방식을 바꾼 아마존은 탄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생에서 내린 중요한 결정들의 이유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밝힌다. 고교생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아마존과 항공 우주회사 블루오리진을 연이어 세우기까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를 그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다.

그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발명과 방황. 베이조스는 유년 시절 할아버지가 텍사스의 외딴 시골에서 운영하던 농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이때 무언가 고장이 나도 고쳐줄 사람을 부를 수 없어 직접 해결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발명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쿠킹포일과 우산으로 태양열 조리기를, 베이킹 팬으로 동생들을 놀라게 한 경보기를 만든 그는 아마존에서도 늘 발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발명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실패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방황이라고 말한다.

올해 3분기(7∼9월)에 아마존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베이조스의 향후 행선지는 우주다. 책에선 왜 그가 자신의 땀으로 일군 기업을 떠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엿볼 수 있다. 그가 처음 우주에 관심을 갖게 만든 건 어렸을 적 가족과 함께 지켜본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이었다. 베이조스는 고교 졸업생 대표로 발표한 고별사에서 “우주, 그 마지막 개척지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베이조스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베이조스#우주#발명#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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