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댕댕이, 나쁜 버릇 고쳐줍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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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 ‘반려동물 교정 프로’ 운영

17일 서울 노원구 반려동물문화센터 ‘힐링하시개 댕댕하우스’에서 열린 반려견 행동교정 프로그램 ‘슬기로운 반려생활’의 첫 수업 
시간. 수강생들이 각자 데려온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7일 서울 노원구 반려동물문화센터 ‘힐링하시개 댕댕하우스’에서 열린 반려견 행동교정 프로그램 ‘슬기로운 반려생활’의 첫 수업 시간. 수강생들이 각자 데려온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멍멍!(나 안아달라개!)” “안 돼요, 무릎 위에 올라오려고 하면 엄마가 아예 일어나세요. 보미가 독립하려면 보호자가 먼저 멀어지셔야 돼요.”

17일 오후 서울 노원구 반려동물문화센터 ‘힐링하시개 댕댕하우스’. 노원구가 운영하는 반려견 문제행동 교정 프로그램 ‘슬기로운 반려생활’의 실내반 첫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분리불안증이 있는 몰티푸(몰티즈와 푸들의 혼종견) 보미는 이날 결국 보호자의 무릎 위에 올라가지 못했다.

최근 전문가가 등장해 반려견의 행동을 교정하는 방송이 인기를 얻으면서 덩달아 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노원구, 관악구 등 서울 자치구도 직접 ‘전문가 반려견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보호자와 함께 배우는 반려견 행동교정

‘슬기로운 반려생활’은 주 1회 1시간 반씩 3주 동안 진행된다. △가정 내 반려견을 키울 때 필요한 이론과 실습을 제공하는 ‘가정견 기초교육’ △실내반, 야외반 중 선택해 배워보는 ‘문제행동 교정교육’ △개별 솔루션을 제공하는 ‘개인별 1 대 1 상담’을 제공한다. 맞춤형 수업을 위해 수업별 인원은 최대 3가구(각각 보호자 1명, 반려견 1마리)로 제한되는데 이날도 세 쌍이 참여했다.

수업을 마친 이경란 씨(61)는 “마냥 예뻐해 주는 게 위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개한테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상황별 대처법을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용 트라우마가 있는 반려견을 데려온 이지은 씨(45)는 이날 두려움을 없애줄 방법들을 배울 수 있었다. 수업을 진행한 고이든 강사(28)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내 개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며 “전문교육을 통해 안전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는 문제 행동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반려동물 행동상담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반려동물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반려동물 행동상담사, 수의사, 애견미용사 등 전문가가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상담, 검진 등 서비스를 하는 ‘찾아가는 동물병원’도 있다.

○ 반려동물 전문가 양성해 일자리 창출까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6.4% 정도다. 해를 거듭할수록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울시와 자치구도 반려동물 산업과 관련한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반려견 행동전문가 양성과정 사업’을 한다. 2017년 시작해 현재까지 107명이 수료했고, 44명이 취업이나 창업으로 연계됐다. 이번 달에도 24명을 선발하는 데 45명이 지원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반려견 행동학 △훈련학 △영양학 △도그워커펫시터 △반려동물산업 특강 등 다양한 교육·실습을 한다. ‘반려동물 행동전문가’ ‘도그워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펫시터’ 등 4개의 전문 자격증을 취득할 기회도 준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만 40∼67세 중장년층을 반려견 돌봄 전문가로 양성해 펫시터(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사람) 일자리와 연계해주는 ‘50+ 반려견 돌봄 전문가 매칭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16시간의 직무교육을 수료하면 3월부터 반려동물 매칭 플랫폼 ‘펫플래닛’에 등재돼 자택에서 반려동물을 돌보는 위탁 펫시터로 일할 수 있다. 16일부터 내달 2일까지 온라인에서 신청을 받는다. 김영대 재단 대표이사는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를 맞아 팽창하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 시장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댕댕이#나쁜버릇#반려동물 교정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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