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스트라 백신 75만명분 24일부터 순차 공급, 26일 접종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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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 위탁생산 150만 도스…접종대상자 19일까지 확정 계획
고령층 접종 여부는 여전히 논란
코백스 화이자 물량은 시기 불투명…정은경 “러 개발 백신 도입도 검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4일 국내에 공급된다. 1차 물량 150만 도스(2회 접종 기준 75만 명분)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정부에 인도된다. 모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한 백신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4일 출하되고 그 다음 날부터 병원 등에 배송될 예정”이라며 “배송을 위해 소분, 포장하는 일정에 이틀가량 소요되는 걸 감안할 때 26일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8일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4일 백신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국내 도입 및 접종 일정이 사실상 확정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중 세부 일정이 나온 건 처음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개별 계약 물량 150만 도스의 2월 마지막 주 공급이 확정됐다”며 “유통이나 배송에 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유통에 이틀 걸려, 26일 첫 접종 유력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물량은 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공장에서 생산한 것으로 24일 정부에 인도된다. 75만 명분이 여러 날에 걸쳐 나눠 공급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공급할 전체 1000만 명분 중 7.5%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예정대로면 설 연휴 직전인 10일 심사를 완료하고 사용을 허가한다. 이후 백신의 품질을 최종 검증하는 출하승인 절차를 거치면 접종 준비가 마무리된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전에 출하승인까지 모두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물량은 순차적으로 경기 평택시 물류센터에 입고된다. 이곳에서 물량을 나누고 포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어 전국의 요양병원·시설과 코로나19 치료 병원 등에 배송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정부가 공개한 예방접종계획에 따르면 1분기(1∼3월) 접종 대상자는 코로나19 치료 병원 종사자와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종사자 등이다. 정부는 19일까지 초도 물량의 접종 대상자와 기관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 첫 접종 백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 들어올 예정이던 코백스 퍼실리티(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의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탓이다. 방역당국은 “이달 중순 이후 국가별 백신 공급이 이뤄진다는 코백스 계획에 변동은 없다”면서도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자 추가 백신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 청장은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V 도입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추가 백신에 대한 확보 필요성, 그리고 내용들에 대해 계속 검토는 해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러시아 백신에 대해 방역당국이 밝힌 부정적 의견과는 다소 분위기가 바뀐 설명이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러시아 백신 도입을 당장 추진하는 건 아니라고 추가로 밝혔다.

○ 고령층 접종 제한 여부에 촉각
정부는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허가할 예정이다. 문제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유효성 논란이다. 앞서 식약처 법정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위)는 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면서도 고령층에 대한 접종 효과를 입증할 임상 자료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정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65세 이상에게 효과가 없다고 확정한 게 아니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정보나 자료가 부족하니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내용”이라며 “식약처의 최종 허가 과정과 전문가 자문,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접종계획 조정이 있으면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 과정에서 고령층 접종을 제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고령층 접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그런 제한이 있으면 다른 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큰 문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효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령층 접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방대본 브리핑에 참석한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 12월까지 수집된 자료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효과에서 (일반 성인과 고령층 간에) 크게 다르지 않은 경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국내에 도입하려는 백신 5종은 최소 90%에서 거의 100%까지 항체 생성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누군가 내게 80대 어머님께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게 할 거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맞으시라고 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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