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알못’도 클래식 고수 될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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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피커用 ‘클래식 메이트’ 써보니

“오늘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황제 왈츠’입니다. 먼저 짧게 들려드릴게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클래식 초보자들을 위해 매일 한 곡씩, 엄밀히 말해 두 곡씩의 추천 음악을 소개한다. 디토디지털컴퍼니와 서울대 UX랩(사용자경험 연구실)이 내놓은 ‘클래식 메이트’다. 구글 음성인식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있는 스마트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다. 가지고 있는 ‘구글 홈 미니 스피커’로 체험해 보기로 했다.

“오케이 구글, 클래식 메이트 불러줘”라고 지시를 내렸다. 바로 음악을 소개하지는 않았다. “연결이 필요합니다. 새 클래식 메이트 계정을 만드시겠어요?”라고 물어온다. 정보이용 동의 등 간단한 절차를 마친 뒤 다시 불러냈다.

“이번에는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3악장입니다. 먼저 짧게 들려드릴게요.” 쿵, 쿵, 치는 시작 부분이 흘러나오더니 다시 음성이 나왔다. “어때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죠? 간단한 곡 설명을 원하면 알려드려요. 설명해 드릴까요?” “예”라고 대답했다.

“첼로 협주곡의 대표 레퍼토리입니다. 드보르자크 고향이 체코입니다. 곡마다 보헤미안 느낌이 물씬 풍기곤 해요….” 다섯 개 문장으로 간략한 설명이 이어진 뒤 3악장이 계속 흘러나오고 장대한 마무리가 지어졌다.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3악장, 괜찮았죠? 이어서 어울리는 음악 들려드릴까요? 슈만의 첼로 협주곡 3악장 들려드릴게요. 오늘은 토니가 꼽은 첼로 협주곡의 날이에요.” 아, 이름이 토니구나. 리드미컬하면서도 우수에 찬 슈만의 협주곡도 한 악장 전체가 연주됐다. “오늘은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아카이브와 함께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만의 클래식 메이트 토니였습니다. 안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성 ‘토니’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목소리를 학습시켜 합성한 것. 종종 ‘간단한 곡 설명을/ 원하면 알려드려요’처럼 끊는 부분이나 억양(인토네이션)이 부자연스러울 때도 있었다.

다음 날 다시 토니를 불러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황제 왈츠’에 이어 어울리는 곡으로 아버지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을 들려주었다. ‘마음껏 박수치며 들어보라’는 권고도 곁들여졌다. 지휘자나 협연자에 대한 정보는 들려주지 않아 아쉬웠다. 토니 자신의 말처럼 ‘간단한 곡 설명’을 들려주었지만 ‘더 상세한 곡 설명’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싶었다.

하루 한 곡만 되는 건 아니었다. 같은 날 다시 불러내니 새로운 곡을 안내해 주었다. 11일 시작된 이 서비스는 4월 20일까지 100일 동안 무료로 제공된다. 디토디지털컴퍼니 측은 “이번 서비스가 종료된 뒤에는 ‘클래식 메이트 시즌2’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클알못#음악#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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