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택 공급 부족 자인하면서 실패 부른 정책은 왜 안 바꾸나

동아일보 입력 2021-01-19 00:00수정 2021-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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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투기 억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부동산 공급을 하겠다”며 그 방법으로 공공재개발 등 공공 주도 공급을 지목했다. 공급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규제와 공공 주도라는 기존 정책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집값 폭등의 원인으로 유동성과 급격한 가구 수 증가를 꼽았다. 이전 정부에 비해 주택 공급을 늘렸는데도 예상보다 수요가 너무 많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실제 공급을 늘렸는지도 의문이고, 4년 내내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면 무능해도 너무 무능한 것이다.

현 정부 들어 2018년까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이 아파트들을 짓도록 인허가를 내준 것은 이전 정부다. 아파트 신규 인허가 물량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50만 채를 넘었지만 현 정부 들어 꾸준히 줄어들어 이제는 연간 30만 채 수준이다. 3년 정도의 아파트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입주물량이 전년 대비 전국으론 25%, 서울에선 45%나 감소한 것은 현 정부 내내 규제를 강화한 탓에 공급이 감소한 결과로 봐야 한다. 문 대통령은 “공공의 참여와 주도를 더욱 늘리겠다”고 했지만 주택 공급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86%를 넘는 상황에서 공공 주도 공급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공 주도 공급을 서두르더라도 입주는 최소 3년 후에나 할 수 있는데, 당장 펄펄 끓는 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18일 오후 부동산정책 합동설명회에서 내놓은 대책은 양도소득세 인상을 강행하고 대출을 조이고 탈세를 엄단하겠다는 것이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다. 투기를 막기 위한 세제·금융 대책은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현 정부의 정책은 부동산 시장은 안정시키지 못하면서 실수요자들의 고통만 강요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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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신년기자회견#부동산대책#주택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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