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지식재산권으로… 웹툰-영화-드라마 동시다발 확장 붐

김재희 기자 입력 2021-01-18 03:00수정 2021-01-1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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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따라 2차 저작물 판단했지만 이젠 ‘동일한 세계관’ 철저히 계산
“소비자를 체계적으로 유인하자”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미리 기획
업계는 ‘슈퍼 IP’ 확보에 사활
다음 달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영화 ‘승리호’(위 사진 왼쪽). 우주쓰레기 청소선 선원 이야기라는 콘텐츠 확장 가능성 덕에 지난해 웹툰으로도 제작됐다(위 사진 오른쪽).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드라마·애니메이션으로, 레진코믹스의 웹툰 ‘유쾌한 왕따’는 드라마·영화로, 문피아의 웹 소설 ‘전지적 독자시점’은 애니메이션·영화·드라마로 동시 기획됐다(아래 사진 왼쪽부터). 넷플릭스·네이버 웹툰·레진코믹스·문피아 제공
레진코믹스의 웹툰 ‘유쾌한 왕따’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올해 동시에 공개된다. 지진으로 세상이 무너져 내린 시대를 세계관으로 하는 웹툰이다. 1부 ‘유쾌한 왕따’는 학교 지하실에 갇힌 학생들의 이야기를, 2부 ‘유쾌한 이웃’은 아파트 주민들의 권력 다툼을 그렸다. 이 중 1부는 드라마로, 2부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각각 제작된다.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는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은 드라마도 자연스럽게 보게 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영화 개봉 시기에 맞춰 드라마를 방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누적 조회수 32억 회의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도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주인공 ‘유미’의 현실과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드라마는 올해 방영할 예정이고 애니메이션은 내년 공개를 목표로 캐릭터 개발 단계에 있다. 이희윤 네이버웹툰 IP비즈니스팀 리더는 “드라마가 사랑받을 경우 시청자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도 유입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을 영화 드라마 웹툰 등 여러 장르의 콘텐츠로 기획 제작하는 ‘동시다발 IP 확장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에는 영화 및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면 팬들의 요청이나 제작사 판단에 따라 해당 작품의 전사(前史)를 담은 ‘프리퀄’이나 후속작인 ‘시퀄’이 만들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예컨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개봉 7년 뒤인 지난해 영화의 10년 전 시점을 다룬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됐다.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도 개봉한 지 4년이 흐른 지난해 부산행 이후를 그린 영화 ‘반도’가 만들어졌다.

반면 이제는 콘텐츠 업계가 제작 단계부터 IP를 어떤 장르로 확장할지를 미리 기획하는 추세다. 기존에는 영화 또는 드라마의 흥행 여부에 따라 2차 저작물의 제작 여부를 판단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와 공개 시점을 동시에 기획한다. 이는 콘텐츠 소비자를 체계적으로 유인할 방법을 계획할 수 있어서다. 카카오페이지가 영화 ‘승리호’ 개봉에 앞서 주인공들이 우주쓰레기 청소선인 승리호에 탑승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웹툰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웹툰 팬을 영화로 유인하고 개봉 이후에는 캐릭터별 전사를 담은 웹툰을 추가로 제작해 팬심을 이어가는 전략이다. 변 대표는 “파생된 콘텐츠들 사이의 공개 시점이 너무 벌어지면 흥행 효과가 떨어진다”며 “동일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소비자들에게 공개되는 간격을 기획 단계부터 정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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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동시다발의 IP 확장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콘텐츠 업계는 확장성이 높은 이른바 ‘슈퍼 IP’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에는 팬층이 비교적 탄탄한 웹툰이 가장 인기 있는 IP였다면 이제는 확장성이 IP의 매력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 것. 영화 ‘신과 함께’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기획 제작하고 있는 ‘전지적 독자시점’은 웹 소설 플랫폼 ‘문피아’에 연재된 동명의 웹 소설이 원작이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가 지구 종말 후 세상을 구한다는 원작의 확장 가능성을 보고 문피아와 판권 계약을 맺었다.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영상화를 목표로 원작을 발굴하기 위해 그동안 웹툰을 집중적으로 봤다면 이제는 웹 소설, 애니메이션, 유튜브까지 안 보는 게 없다”며 “확장성 있는 IP를 확보하기 위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콘텐츠를 봐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웹툰#영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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