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 집 마련 후 소비 5%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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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눌렸던 소비심리 되살아나” 가전제품-화장품 등 구매 늘어

집을 사고 나면 가구나 가전제품 외에 음식, 화장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5%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급등으로 내 집 마련 기간이 길어지면 소비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연구보고서 ‘주택 구매가 가계의 최적 소비 경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집을 산 뒤 가계의 비내구재 소비가 이전에 비해 5.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집을 사면 가구,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난다. 여기에 더해 주택 구매 이후 음식료품, 화장품 등 비내구재 소비도 함께 증가한다는 점이 이번 연구 결과에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1999∼2016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토대로 집을 사기 전후 5년간 가구의 소비를 비교한 결과다.

보고서는 집을 장만하기 위해 늘렸던 저축이 줄어들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비내구재 지출까지 늘어난 결과로 분석했다. 반면 집값 상승으로 주택 구입이 늦어지면 소비 증가세 또한 미뤄질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정동재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소득에 비해 집값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최근 상황에선 더 긴 저축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높은 소비 단계로의 진입이 늦춰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집을 살 때 받은 대출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연구위원은 “대출이 가계 소비를 진작시키는지 억제하는지에 대해선 연구 결과들이 엇갈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소비심리#구매#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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