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좋다, 과감하게 도전하라” 사내 벤처팀 창업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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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
스핀오프 스타트업의 활약

삼성전자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은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임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2012년 말 도입했다. 지금까지 298개 과제를 진행했고 총 1223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0월부터 C랩 운영의 노하우를 회사 밖으로 확대하기 위해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대상 C랩 인사이드, 사외 스타트업 대상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C랩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가적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임직원들이 스타트업 스타일의 연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선순환적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현업에서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C랩 과제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1년 동안 현업에서 벗어나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마련된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한다. 팀 구성이나 예산 및 일정 관리 등 과제 운영에 대해서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직급이나 호칭에 구애받지 않고 수평적 분위기에서 일한다.

C랩의 가장 큰 특징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임직원들은 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더욱 과감하게 도전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도전하는 문화를 장려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시도다. 실제 C랩에서 스타트업으로 분사하게 되는 경우에는 5년 내 희망하는 경우 삼성전자 재입사가 가능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미래를 향한 도전정신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7월에는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에 참여 중인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도전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며 C랩 참여 계기, 사내 벤처 활동의 어려움 및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또 창의성 개발 방안, 도전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아이디어 등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는 꿈에서 시작된다. 지치지 말고 도전해 가자.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자.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도 사내 우수 아이디어가 혁신적인 스타트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2015년 8월부터 C랩의 스타트업 독립도 지원하고 있다. 전 임직원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들을 발굴해 삼성전자의 우수한 기술과 인적 자원을 자연스럽게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171명의 임직원이 스타트업에 도전해 48개 기업을 창업했고, 200명 이상의 신규 고용도 창출했다.

C랩에서 스핀오프한 스타트업들도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2015년 독립해 스마트 인솔(깔창)을 개발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솔티드는 지난달 19일 미국 골프용품 유통 기업과 40억 원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최근 아마존의 연례 할인 행사 프라임데이에서도 골프 스윙 트레이너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솔티드의 스마트 인솔은 내장된 압력센서를 통해 족저압, 무게 중심, 신체 밸런스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줘 골프, 피트니스 등 다양한 운동 시 자세와 동작 교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뷰티 솔루션을 개발하는 룰루랩도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사진 촬영만으로 피부를 분석하는 뷰티 기기로 창업한 룰루랩은 키오스크, 스마트 미러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2023년 코스닥 상장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 중인 에바는 지난해 11월 법인을 설립하고 8개월 만에 네이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으로부터 1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어린이의 양치 습관을 만들어주는 교육용 증강현실 스마트칫솔 브러시몬스터를 개발한 키튼플래닛의 경우 덴털케어 서비스 모델로 확장해 성인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망고슬래브는 토너 없이 메모를 출력해주는 스마트 프린터 네모닉의 휴대용 버전인 ‘네모닉 미니’를 최근 출시했고, 이 제품은 갤럭시 S20 사전예약 사은품으로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C랩 아웃사이드가 혁신적인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우수 스타트업들에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관련 전시회 참가도 지원하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받도록 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에는 △인터랙티브 기술을 활용한 반려 로봇을 만드는 서큘러스 △헬스케어 데이터 기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트 △카메라를 통해 제스처로 사물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브이터치 등 4개 스타트업이 전시에 참여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기업#산업#경영#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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