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비번 비공개 처벌 추진, 장관-검찰 대립으로만 봐선 안돼[독자위원회 좌담]

정리=이현두 기자 입력 2020-11-27 03:00수정 2020-11-27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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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 현장의 고통 생생하게 소개해 돋보여
바이든-트럼프 경제 비교, 단편적 보도 그쳐 아쉬워
동아일보 독자위원회는 23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 정부의 부동산 대책 논란,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최근 이슈와 관련된 언론 보도를 주제로 토론했다. 왼쪽부터 최영해 심의연구팀장, 류재천 최은봉 위원, 김종빈 위원장, 이은경 이준웅 성태윤 부형권 위원.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넘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직무배제로까지 격화됐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에도 집값 폭등과 전세 실종 상황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북관계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극도의 혼란 속에 치러졌다. 동아일보 독자위원회는 23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 미 대통령 선거 보도에 대해 토론했다.》
성태윤 위원=옵티머스 관련 검찰 수사 보도에 대해 내용을 잘 모르는 독자가 적지 않습니다. 옵티머스 사태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대립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보도해주면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장관과 총장 간 대립의 본질을 어떤 관점에서 볼 수 있는지를 제시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준웅 위원=같은 생각입니다. 옵티머스와 같이 복잡한 사안은 2, 3문장 정도로 요약한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 관련 기사에 반복해 넣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대립을 동아일보는 현장 중심으로 잘 보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너무 현장 중심이어서 전체 그림을 못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류재천 위원=
10월 31일자 A3면의 <“검사 재갈 물리는 게 검찰개혁인가” 항의 댓글 급속 확산> 기사와 11월 14일자 A3면의 <민변도 참여연대도 추미애 규탄 성명…“헌법상 진술거부권 침해”> 기사는 제목과 내용이 모두 좋았습니다. 11월 20일자 A5면의 <꽃바구니 사진 공개한 추미애> 사진설명에서 추 장관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써서 공개한 ‘법무부의 절대 지지 않는 꽃길을 아시나요’라는 표현을 써줬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최은봉 위원=지난달 국정감사라는 공론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안들을 잘 보도했습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대립은 대통령 선거, 서울·부산시장 선거, 보선 등의 선거로 가는 흐름과도 관련이 있는데 선거와 관련된 흐름에 집중한 다른 언론과는 달리 동아일보는 법집행 체계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보도한 점이 좋았습니다.

이은경 위원=11월 19일자 A3면의 <檢 내부 “노골적 총장 모욕주기”… 법무부 “최대한 예의 갖춰 진행”> 기사에서 제목으로 직접 인용구를 사용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에 있는 많은 내용 중 하나의 정보에 불과한 내용을 직접 인용 형식의 제목으로 사용할 경우 기사 전반의 내용을 오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감찰규정까지 개정해 총장을 표적으로 한 감찰을 진행했는데도 이에 대한 지적 없이 ‘법무부나 검찰 관련 규정에서 감찰 방식이나 순서, 대면조사 과정 등을 세밀하게 못 박은 내용이 없다’고 기사에 쓴 것은 객관적이지 않았다고 봅니다.

김종빈 위원장=
11월 13일자 A5면의 <秋 “폰 비번 안 밝히면 처벌 추진”… 법조계 다수 “양심의 자유 침해”> 기사에서 추 장관과 검찰의 대립 구도로만 보도한 것은 잘못됐습니다. 추 장관의 법안 내용은 헌법의 대원칙인 진술거부권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검찰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반대할 수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그런데도 장관과 검찰의 대립구도로만 기사가 작성돼 있었습니다. 또 대법원 판례 등을 볼 때 양심의 자유는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니라 헌법상 보장되는 양심의 의미는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간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을 말합니다. 단순히 폰 번호 알려주고 말고 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하는 양심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면 진술거부권 침해가 맞습니다. 11월 16일자 A12면의 <대검 감찰부장 정진웅 직무정지 부적절 윤석열에 반기> 기사의 경우 검찰청의 조직원이면 누구나 검찰총장에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것을 외부에 공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독직폭행 기소가 잘못됐다면 법원에서 무죄나 공소 기각 등의 판결이 있을 것이고, 그때 기소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인 업무 처리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언론에서 이러한 사건을 기사화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데 기사화한다면 감찰부장의 행위가 비정상적임을 아울러 밝히는 것이 좋았을 것입니다.

성 위원=
10월 22일자 B3면의 <규제 풀리자 부산 집값 껑충… ‘해-수-동’ 1년 새 2배 뛴 곳도> 기사는 내용과 제목이 상황을 더 명확하게 지적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규제가 풀린 다음에 집값이 오른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론 부동산 대책 이후에 부산 집값이 뛰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규제나 대책들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겁니다. 기사에 ‘임대차법 이후에 전세 값도 함께 오르고 있다’는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부동산 대책 이후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더 명확히 했어야 했습니다.

주요기사
이준웅 위원=경제정책의 실수요자인 정책 대상자의 관점에서 쓰인 11월 14일자 A1면과 A10면의 <전세난, 정말 참고 견디면 됩니까?> 기사는 바람직했습니다. 기사에서 김모 씨, 이모 씨 등 구체적인 정책 대상자들이 말하는 사정을 읽으면 정부 대책이 실제 현장에 내려가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새로운 고통을 만들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습니다.

이은경 위원=
11월 18일자 A1면의 <이낙연 “전세난 송구 정부의 크나큰 패착”> 기사에서 ‘호텔방 활용 등 대책 금명 발표’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매물로 나온 호텔을 정부가 사들여 전월세를 놓는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했어야 했습니다.

류 위원=10월 28일자 A1면의 <“공시가, 시세 90%로” 묻지마 증세> 기사는 공시가 문제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해서 좋았습니다. 10월 29일자 A5면의 <16억 아파트 10년간 보유세만 9000만원… “나라에 월세 내는 기분”> 기사도 제목과 내용이 모두 좋았습니다.

이준웅 위원=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11월 13일자 A4면의 <“바이든, 동맹 존중… 방위비 500% 인상 같은 요구는 없을 것”> 기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근인 프랭크 저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를 이메일로 인터뷰한 좋은 기사였습니다. 다만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이런 시각에 대한 해설 기사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성 위원=바이든 시대의 경제정책에 대해 단편적인 보도는 많았는데 바이든 시대의 경제정책이 트럼프 시대와 어떻게 다를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전망하는 기사는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최 위원=
11월 12일자 A34면의 <“나는 그들 어깨 위에 있다” 오늘의 해리스 만든 영웅들>이라는 제목의 ‘광화문에서’ 칼럼과 11월 9일자 A6면의 <바이든 정부, 외교-안보-경제 ‘여성 사령탑’ 시대 오나> 기사는 바이든 시대를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은경 위원=
각 후보의 정책에 관한 비교는 적었고 표면적인 행동이나 이력에 대한 보도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의 기행(奇行)이나 돌발 발언에 관한 보도를 넘어선 깊이 있는 분석 기사가 적었던 점이 아쉽습니다. 트럼프의 쇼맨십이 흥미를 불러일으키기는 하지만 대선 이후를 고민하는 보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
11월 9일자 A6면의 <바이든 “美 지도력 회복”… 동맹 강화-다자 국제질서 복원 나설 듯> 기사는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 방향을 하나씩 점검해서 알기 쉽게 도표로 작성해 기사화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이고, 이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은지 전문가 의견을 실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정리=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추미애#윤석열#부동산#바이든#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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