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왕조’의 겨울잠, 새봄엔 어떤 모습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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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한국시리즈 첫 제패]
역대 PS 최장 25이닝 무득점에
김재호 등 주축 예비 FA 6명
전원 잔류 가능성도 없어보여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

토미 라소다 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감독이 한 말이다.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NC에 2승 4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시즌을 마감한 두산 선수들에게는 이 말이 더욱 와닿을 것 같다. 단지 한 시즌이 아니라 ‘한 시대’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두산 선수 30명 가운데 김재호(35) 오재일(34) 유희관(34) 정수빈(30) 최주환(32) 허경민(30) 등 6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두산은 이들과 함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그중 3차례(2015, 2016, 2019년) 우승을 차지하면서 ‘왕조’를 구축했다는 평을 들었다.

두산이 황금기를 이끈 FA 선수 6명을 모두 붙잡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자금난까지 겪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두산 선수단 역시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바람이 컸다. 김재호는 “내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멤버들과 다시 야구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좋은 추억을 오래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호는 이번 KS에서 타율 0.421(19타수 8안타)을 기록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의 방망이는 무겁기만 했다. 두산은 결국 이번 KS에서 역대 가을 야구 최장인 25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치면서 NC에 우승컵을 내줬다. 이제 곰은 겨울잠에 들어야 할 시간. 두산 베어스는 어떤 모습으로 새봄을 맞을까.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 시즌#두산 왕조#겨울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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