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들 “악몽-환청 등 정신적 고통 시달려”

신규진 기자 입력 2020-11-24 03:00수정 2020-1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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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국가 인정 못받아 마음고생 커” “10년이 지났지만 그때 그 기억은 아직도 절 괴롭힙니다.”

2010년 11월 23일, 하사로 연평도에서 복무했던 박성요 씨(32)는 북한의 포격 도발이 일어났던 그날을 또렷이 기억한다. 훈련 도중 포격이 시작되자 참호로 뛰어 들어간 그는 소대원들이 피를 흘리며 나뒹구는 참혹한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박 씨는 23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10년 동안 그날을 뇌리에서 떨쳐내지 못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려왔다고 호소했다.

허벅지에 포탄 파편이 박힌 채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박 씨는 2014년 중사로 전역했다. 하지만 후유증은 계속됐다. 아직도 창밖으로 천둥소리가 들려오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군이 기습해 전사하는 악몽을 꾸거나 환청이 들리기도 했다고 한다. 트라우마로 인한 우울증으로 직장도 여러 번 옮겼다.

무엇보다 긴 시간 국가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마음고생이 컸다고 한다. 국가보훈처는 부상 후유증에 따른 그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4년 행정소송을 낸 뒤 3년이 지난 2017년에야 그는 ‘국가유공자 및 상이군경’ 지정을 받았다. 허벅지를 다친 신체적 상해를 인정한 것이지만 정신적 상해를 받은 데 대한 유공자 인정은 아직 받지 못했다. 박 씨는 “지난해 (보훈처 등으로부터) 내가 입은 정신적 스트레스로는 정신적 상해에 대한 유공자 인정을 받기 어려울 거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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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많은 생존자들이 정신적 고통의 치유가 절실하다고 호소하는데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포격 도발 이후 생존자에 대한 심리상담 등 정부의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상병으로 복무하다 포격 당시 부상을 입었던 서재강 씨(32)도 “많은 동료들이 지금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입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그냥 감내하고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연평도 포격도발 10주기#생존자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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