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안에 상대방을 사로잡는 ‘행복 인플루언서’를 아시나요?”

김수연 기자 입력 2020-11-19 03:00수정 2020-11-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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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나눔]
사회공헌 사업 주도하는 소셜벤처 ‘파이브세컨즈’ 남석현 대표
SNS에 기업의 공익 챌린지 홍보
유명 요리사 등 섭외해 참여율 높여
남석현 파이브세컨즈 대표가 16일 서울 송파구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이브세컨즈는 온라인에서 다양한 공익 챌린지를 주관하고, 사회적 가치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소셜벤처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만6000여 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행복두끼챌린지’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게시물 수다. ‘행복두끼’는 SK가 만든 사회공헌 플랫폼 행복얼라이언스에서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여기에 소정의 현금을 기부하며 힘을 싣는 챌린지에 동참한 사람이 이렇게 많다. ‘착한 기부’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도록 챌린지를 이끌었던 소셜벤처 ‘파이브세컨즈’의 남석현 대표(34)를 16일 서울 송파구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 사회적 가치를 전하는 인플루언서
파이브세컨즈는 온라인에서 영향력이 큰 유명인인 인플루언서들과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유통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 채널 네트워크) 회사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MCN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파이브세컨즈는 다른 영리 기업과는 성격이 다른 소셜벤처로 분류된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올해 9월 1일부터 시작한 행복두끼 챌린지가 대표적이다.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에 시민들도 기부를 통해 참여할 길을 열어둔 일종의 온라인 사회운동이다. 행복얼라이언스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기부할 수도 있고, 배달서비스 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에서도 기부를 할 수 있다. 기부를 한 뒤 인증사진과 함께 해시태그(#행복얼라이언스 #행복두끼챌린지)를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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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면 참여율은 저조할 수밖에 없다. 파이브세컨즈는 유명 요리사, 복싱선수, 인플루언서 등을 섭외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며 챌린지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렸다. 그 결과 현재까지 챌린지 참여 인원이 1만6000명에 이른다. 회사 측은 “게시물을 보고 공감을 표시하는 ‘좋아요’ 등의 개수로 볼 때 초기 한 달간 약 7만2000명에게 도달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파이브세컨즈는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유튜브 인플루언서를 양성하는 ‘행복인플루언서’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습관을 키우는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이 많은 대중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우리의 노하우와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이런 활동에 주력하는 파이브세컨즈를 ‘ESG 홍보 인플루언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머리를 딴 표현이다. 단순히 수익만을 좇는 게 아니라 공동체가 상생할 수 있는 비재무적인 요소들로 기업의 활동을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지속가능한 변화를 향한 길
공학을 전공한 남 대표는 대학 재학 시절부터 줄곧 사회 변화를 위한 일들에 매진해왔다. 2010년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한국을 좀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을 홍보하는 공공외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다양한 주제 중에서도 그가 택한 주제는 ‘동해, 일본해 병기’다. 그는 2011년 4개월 동안 미국, 캐나다 등 7개 국가를 돌아다니며 1만2000명으로부터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를 지지한다’는 서명을 받고 이를 국제수로기구(IHO)에 보냈다. 2013년엔 비영리 단체 ‘문화공공외교단 세이울’을 설립해 다양한 한국 홍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지만 비영리 단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면 활동도 일회성으로 끝나고 만다. 이에 그는 2016년 ‘5초 안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뜻을 담은 소셜벤처 파이브세컨즈를 만들어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됐다.

현재 이 회사는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각종 공익적 챌린지 이외에도 자체 유튜브 채널인 ‘코리안브로스’ ‘팀브라더스’ ‘야신야덕’ ‘슬립하우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리안브로스 채널에선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콘텐츠들을 다루는데, 가장 유명한 영상이 ‘과메기와 안동소주 처음 먹은 외국인’이다. 천편일률적인 관광상품이 아닌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한국의 맛을 알리자는 취지로 기획한 이 영상은 조회수 36만 회로 ‘대박’을 터뜨렸다.

스포츠 채널인 야신야덕에선 20대 은퇴 선수들의 재취업 문제 및 청소년 체육교육 등의 문제를 예능적 요소를 담아 풀어내고 있다. 최근에 시작한 슬립하우스는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중요한 수면을 주제로 건강과 삶의 가치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만든 채널이다. 파이브세컨즈 측은 회사가 운영 중인 전체 채널의 구독자를 모두 합하면 100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요즘은 많은 이들의 꿈이 ‘유튜버’일 정도로 유튜브 콘텐츠로 많은 구독자와 수익을 얻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있다. 높은 조회수를 좇느라 다소 자극적인 영상들이나 소재로 이목을 끄는 경우도 있고, 평범한 사람은 박탈감을 느낄 호화로운 삶을 보여주는 일상 소개 영상도 범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착한 일’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주목을 받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수많은 공공기관과 정부 부처가 예산을 들여 공익적 가치를 알리는 일에 뛰어들고 있지만 성공한 채널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이런 세태에 대해 남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인플루언서’의 뜻이 단순히 팔로어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으로 재정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착한 일’을 알리는 콘텐츠를 예능만큼 재미있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공익을 추구하는 회사라는 철학을 잃지 않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게 그의 꿈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파이브세컨즈#남석현 대표#사회공헌 사업#행복두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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