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원전 수사, 공무원 위법 보는 것”… 산업부는 감사 재심의 추진

배석준 기자 , 위은지 기자 , 고도예 기자 입력 2020-11-17 03:00수정 2020-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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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수사-검찰권 남용” 與 공격에
檢 “정책은 수사 대상 아니다” 반박
재심의 청구-진행땐 공방 불가피… 백운규 등 사실관계 다시 따질 듯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부 관계자들이 감사원에 감사 결과에 대한 재심의를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검찰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의혹을 신속히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자들이 재심의 청구를 통해 맞불을 놓으려는 모양새다. 감사원의 재심의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검찰 수사는 그와 무관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증거가 수집됐고 감사 직전 조직적인 증거 인멸이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 산업부 측, 감사 결과 재심의 청구 추진

감사원은 지난달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과 원전산업정책관 등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 인사혁신처 통보, 징계 처분 등의 조치를 하라고 산업부에 통보했다. 산업부도 ‘주의’ 처분을 받았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감사원의 처분을 받은 기관이나 공무원은 감사원에 재심의 절차를 청구해 감사 결과에 대한 반론을 펼 수 있다. 최근 5년간 270여 건의 재심의 청구가 제기됐는데 원전 조기 폐쇄 의혹처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서 재심의가 이뤄진 사례는 흔치 않다.

산업부 또는 관련 공무원들은 며칠 내로 감사원에 재심의 청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심의 청구는 감사 결과를 통보받은 지 한 달 이내에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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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의 절차가 시작되면 백 전 장관과 산업부 간부들은 감사 결과로 드러난 사실관계를 다시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이 검찰에 넘긴 수사 참고 자료에는 백 전 장관이 ‘원전 계속 가동’ 시나리오를 넣어 청와대 보고 문건을 작성했던 담당 과장을 질책하며 “너 죽을래”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백 전 장관 측은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 전 장관 측은 “당시 담당 과장 등 여러 관계자들이 있는 회의 자리에서 웃으며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감사원 감사가 검찰 조사보다 더 일방적으로 거칠게 진행됐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재심의 청구가 이뤄지더라도 수사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대전지검 수사팀은 5일 청와대와 산업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며칠 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실무를 총괄했던 A 국장 등 산업부 관련자들을 연이어 조사했다. 또 지난해 12월 산업부 서기관이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444개 주요 문건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한 정황이 이미 상당 부분 확인돼 엄연한 수사 대상이다.

다만 관련자들이 재심의 과정에서 새로운 주장을 펼 경우 검찰로선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 백 전 장관과 2018년 당시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에 대한 조사 일정이 다소 미뤄질 수는 있다.

○ “원전 정책의 적절성은 수사 대상 아냐”

검찰은 여권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수사에 대해 “정치적 수사” “검찰권 남용”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자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전지검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월성 1호기 관련 수사는 원전 정책의 당부(當否)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정책 집행과 감사 과정에서 공무원 등 관계자의 형사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친문 핵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정책 그 자체를 수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원전 경제성 평가 결과 조작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라며 “이미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광범위한 증거 인멸이 일어난 사안인데 이를 수사하지 않으면 검찰이 오히려 직무유기의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위은지·고도예 기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검찰 수사#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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