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주장했다고… 中, 홍콩의원 4명 자격박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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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근거 의원직 무효화… 다음 선거에도 출마 어려울듯
반중파 의원 19명 “집단사퇴” 반발

홍콩 정부가 11일 전격적으로 입법의원 자격을 박탈한 데니스 궉, 앨빈 융, 궉카키, 케네스 렁 의원(왼쪽부터) 등 반중파 의원 4명이 같은 날 입법회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 당국을 규탄했다. 홍콩=AP 뉴시스
홍콩 정부가 11일 전격적으로 입법의원 자격을 박탈한 데니스 궉, 앨빈 융, 궉카키, 케네스 렁 의원(왼쪽부터) 등 반중파 의원 4명이 같은 날 입법회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 당국을 규탄했다. 홍콩=AP 뉴시스
홍콩 독립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중국 측이 홍콩의 반중파 입법회(국회) 의원 4명의 자격을 박탈했다. 중국이 올해 6월 말 통과시킨 홍콩 국가보안법이 자격 박탈의 근거가 됐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홍콩을 직접 통치하려 한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이날 홍콩 입법회 의원의 자격 박탈 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홍콩 독립을 조장 및 지지하거나 외국 또는 외부세력이 홍콩 정부의 업무에 간섭하도록 요청한 자, 국가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한 자는 즉각 법원 판단 없이 의원 자격을 상실하도록 규정했다.

이 결정이 공개된 직후 홍콩 정부는 앨빈 융(楊岳橋·26), 케네스 렁(梁繼昌·46), 데니스 궉(郭榮鏗·42), 궉카키(郭家麒·59)의 의원직을 무효화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들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였다. 홍콩 정부는 보안법 통과 당시 이들의 입법회 출마 자격도 박탈해 다음 선거에서도 출마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가 법원 판단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입법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면서 홍콩 정치권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격렬한 대립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중파 의원 19명은 홍콩 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예상이라도 한 듯 하루 전 이미 기자회견을 열고 “동료 의원이 의원직을 잃으면 우리 또한 집단 사퇴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데니스 궉 의원은 RT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사회에서 민주 진영을 아예 뿌리 뽑고 싶은 모양”이라고 규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홍콩 반중파 의원#의원직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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