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태블릿PC 회의’… “자신 없으면 만지지 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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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디지털화 정책 따라 종이 없애
일부 의원 “조작 어려워 자료 인쇄”
보유대수도 충분치 않아 불만

5일 일본 집권 자민당이 종이 자료 없이 태블릿PC를 가지고 회의를 열었다.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도장, 종이 등 아날로그 문화를 타파하고 일본의 디지털화를 앞당기자고 주창한 데 따른 것이다. 마이니치신문 웹사이트
5일 일본 집권 자민당이 종이 자료 없이 태블릿PC를 가지고 회의를 열었다.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도장, 종이 등 아날로그 문화를 타파하고 일본의 디지털화를 앞당기자고 주창한 데 따른 것이다. 마이니치신문 웹사이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디지털화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각종 회의 때 종이를 없애고 있지만 정치권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일부 의원들은 디지털 장비 조작법에 어려움을 겪고, 이에 태블릿PC를 눈앞에 둔 채 개인적으로 다시 자료를 출력해 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집권 자민당은 ‘신 국제질서 창조 전략 본부’ 회의를 진행하며 종이자료를 일절 없애고 태블릿PC를 각 의원 앞에 배치했다. 회의를 주재한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세제조사회장은 “사무국이 조작해줄 테니 자신 없는 사람은 태블릿PC 패널을 만지지 말라”고 해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태블릿PC를 신기한 듯이 보며 화면을 찔러보는 의원도 있었다. 한 70대 의원은 “조작이 어려워 종이가 훨씬 낫다. 자료를 다시 인쇄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에 밝히기도 했다.

디지털 장비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종이를 없앤다는 불만도 나온다. 자민당은 현재 200대의 태블릿PC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 번 회의에 최소 50대의 기기가 필요하다. 여러 회의가 동시에 열리는 경우도 있어 태블릿PC가 부족한 상태. 개인 태블릿PC를 가지고 있는 의원에게는 “회의 때 가져오라”고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당 내부 회의는 형편이 나은 편이다. 국회는 규정상 본회의장이나 위원회실에 각료와 의원이 태블릿PC를 원칙적으로 반입할 수 없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총리#디지털화#태블릿pc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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