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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편가르기로 사회분열 부른 트럼프, 코로나 위기에 리더십 바닥 드러나

입력 2020-11-09 03:00업데이트 2020-11-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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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시대]재선 실패 11번째 대통령된 트럼프
美우선주의 앞세워 국제질서 무시… 독일 미군 감축 등 동맹국 신뢰 잃어
변덕스러운 정책추진 방식도 논란
대이변은 없었다. ‘정치 이단아’의 예측불허 정치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끝내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그는 재선에 실패한 11번째 미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지난 4년간 이어졌던 그의 편 가르기 정치와 좌충우돌식 국정 운영 과정에 미국인들은 ‘트럼프 심판론’에 표를 던졌다.

미국 정치 역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만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4년 내내 워싱턴 정가를 흔들었던 인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2016년 예상을 뒤엎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은 그는 취임 초기부터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앞세운 대내외 정책으로 파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중국을 상대로 한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다. 다자주의 질서를 무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형사재판소(ICC) 같은 국제기구를 무력화하는 데 집중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협정(JCPO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주요 국제협약에서도 잇따라 탈퇴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주둔 미군을 속속 감축 혹은 철군시킨 데 이어 올해는 유럽의 핵심 동맹국인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까지 강행했다. 이런 사이 미국의 리더십은 극도로 실추됐다.

미국 내에선 불법 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겠다며 남부 국경지대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거세게 충돌했다.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35일)도 벌어졌다. 백악관 내 정실주의와 보복 인사, 참모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불장군식 의사 결정과 변덕스러운 정책 추진 과정도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그의 재선 캠페인은 한마디로 ‘악재와의 전쟁’으로 정리된다. 그는 재선 논의를 시작하던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에 탄핵됐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탄핵안을 부결시켰지만 그는 탄핵에 휘말린 미국의 세 번째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얻었다. 올해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연방군 투입까지 불사한 강경 진압은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의 비판까지 불러일으켰다.

올해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악재 중에서도 최대 폭탄이었다. 최대 성과로 앞세워 왔던 미국 증시는 폭락했고 실업률이 치솟았다.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만 명, 사망자는 24만 명을 각각 넘겼다.

무엇보다 선거를 불과 한 달여 남겨 놓은 시점에 본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치명타였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지 나흘 만에 퇴원한 그는 확진 판정 열흘 뒤부터 곧바로 대규모 유세 등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강한 역풍이 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혼란 상황에서 그의 리더십 부족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다. CNN은 7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 종말의 근원은 ‘미국 첫 리얼리티쇼 대통령’으로서 리더십의 결핍”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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