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전 닉슨 “트럼프 출마땐 당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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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나이차 넘어 11년간 펜팔 친구… 41세 트럼프에 대선출마 권유
트럼프 “당신은 위대” 친근감 표시

1989년 3월 미국 휴스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당시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위 사진). 닉슨 전 대통령이 1987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 입문을 권유하며 보낸 편지. AP 뉴시스
1989년 3월 미국 휴스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당시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위 사진). 닉슨 전 대통령이 1987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 입문을 권유하며 보낸 편지.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33세의 나이 차를 넘어 10년 이상 ‘펜팔 친구’ 사이로 지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닉슨은 1987년 당시 41세의 사업가였던 트럼프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는 듯한 편지를 쓰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4일부터 캘리포니아 닉슨 대통령 박물관에서 열린 ‘대통령 클럽: 애덤스와 제퍼슨부터 닉슨과 트럼프까지’ 전시에 트럼프와 닉슨이 11년간 주고받은 서신들이 공개됐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승리 후 닉슨에 대해 “나에게 편지를 썼었다. 늘 내가 출마하길 원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편지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실제 닉슨은 1987년 12월 트럼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부인이 당신이 ‘도나휴 쇼’(MSNBC의 유명 토크쇼)에서 대단했다고 말했다. 당신이 출마 결심만 하면 당선될 것이라고 했다!”고 적었다. 트럼프의 정치적 성공 가능성을 진작부터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는 1983년 10월 “내 야망 중 하나는 닉슨 부부를 트럼프타워 거주자로 모시는 것”이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다만 닉슨은 아내가 뇌졸중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1990년 닉슨은 트럼프에게 “사업의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미디어의 공격이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며 미디어에 대한 불만을 공유하기도 했다.

편지는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고 8년 뒤인 1982년 6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36세의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는 69세 닉슨에게 “당신은 우리나라의 위대한 인물 중 하나다. 어젯밤 함께 시간을 보내 영광스러웠다”고 적었다. 편지는 1993년까지 이어졌고, 닉슨은 1994년 4월 사망했다. 당시 트럼프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닉슨#트럼프#펜팔#대선출마#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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