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대 부유층 자제 등 64명 부정 입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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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직원 연줄 이용해 합격
대부분 백인 부유층 학생, 운동 못하는 22명은 체육특기생

미국 최대의 공립대학인 캘리포니아대(UC)에서 부정 입학자 수십 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정 입학자는 대부분 부유층의 자제들이며 부모의 기부 능력이나 연줄을 이용해 입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감사국은 2013년부터 6년간 UC 입학자들을 조사한 결과 UCLA, UC버클리, UC샌디에이고, UC샌타바버라 등 4개 캠퍼스에서 총 64명의 부정 입학자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학생은 대부분 백인이며, 절반 이상은 부모 소득이 연 15만 달러(약 1억7550만 원) 이상이었다. 또 22명의 학생은 별다른 운동 재능이 없는데도 체육 특기생으로 선발됐다.

한 예로 UC버클리 체육특기생은 입학 성적이 가장 낮았는데도 불구하고 기부금 모집을 담당하는 대학 직원이 체육 감독에게 손을 써 입학에 성공했다. 이후 그 학생의 부모는 수천 달러를 해당 스포츠팀에 기부했지만 정작 학생은 한 번도 그 팀에서 뛰지 않았다.

4개 캠퍼스 중에는 UC버클리가 42명의 부정 입학자가 적발돼 가장 많았다. 주로 학교 기부자나 직원과의 연줄을 이용해 입학지원서 심사관으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고도 경쟁자를 누르고 합격이 됐다. 감사국은 이 밖에도 대학에 들어간 뒤 1년 이내에 운동을 그만둔 학생 400여 명도 의심이 생긴다며 대학 측에 이들의 사례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통보했다.

일레인 하울 감사관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 대학들은 입학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했고 더 능력 있는 학생들의 입학 기회를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드레이크 UC 총괄 총장은 “이번 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검토한 뒤 문제가 된 학생들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부유층 학부모들과 체육 교사, 입시 브로커 등이 줄줄이 연루됐던 입시비리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기소된 학부모 중에는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들도 포함돼 있어서 국내에서는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리기도 했다. 연방 검찰은 당시 대학 직원과 스포츠 감독, 학부모 등 50여 명을 기소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캘리포니아대학교#부유층#부정입학#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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