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 유레카 틀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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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뒤집은 프랑스 연구팀
부력으로 액체 아랫면에서도 배가 매달릴 수 있는 것 증명

배가 액체 바닥에서 거꾸로 매달려 떠 있을 수 있다는 현상이 발견됐다. 상식적인 자연 현상을 뒤집은 연구결과다.

에마뉘엘 포르트 프랑스 파리과학인문대(PSL) 교수팀은 유체를 공기 중에 띄워 생긴 아랫면에 배를 거꾸로 둥둥 띄우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물과 같은 액체보다 훨씬 가벼운 종이배는 부력을 이용해 액체 윗면에 떠다닌다. 부력은 유체에 잠긴 물체가 잠긴 물체 부피에 해당되는 액체의 무게만큼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떠오르는 힘이다. 또 물을 비롯한 액체, 고체는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 같은 상식 모두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글리세롤과 실리콘 오일을 섞어 만든 끈적한 액체가 담긴 밀폐된 용기를 위아래로 계속 흔들면 용기의 중간에 액체가 공중으로 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액체가 용기 벽에 달라붙는 힘이 떨어지는 현상을 늦추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액체의 윗면과 아랫면 모두에 종이배를 띄워보기로 했다. 액체 윗면의 배는 당연히 떴다. 마찬가지로 액체의 아랫면에 거꾸로 띄운 배도 마치 뒤집어진 배가 공중부양을 하듯 액체 아랫면에 붙어 뜰 수 있었다.

연구팀은 액체보다 훨씬 가벼운 종이배가 아랫면에 띄웠을 때 뜨는 이유도 부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닥 면에 떠다니는 배는 중력 때문에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배가 액체에 잠긴 만큼 부력이 배를 액체 윗면으로 띄우게 된다. 두 힘이 균형을 이루면서 배가 액체의 바닥에서 거꾸로 떠다니는 이상한 광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포르트 교수는 “배가 수면 아래 거꾸로 떠다니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속 장면과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물 아래 잠긴 플라스틱 입자와 같은 물체를 빠르게 옮기는 데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기자 shinjsh@donga.com
#아르키메데스#유레카#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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