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상권 살리자” 3년간 3700억원 지역화폐 발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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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발행 카드-모바일형 상품권… 금융권-기업서 운영권 경쟁 치열
관광객 유치 위한 멤버십 만들고 기부에 활용할 포인트 뱅크 구축

제주도가 추진하는 지역화폐 운영 대행 용역설명회가 11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렸다. 지역화폐 발행과 운영 관련 전문기업은 물론 금융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가 추진하는 지역화폐 운영 대행 용역설명회가 11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렸다. 지역화폐 발행과 운영 관련 전문기업은 물론 금융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에서 통용될 카드 및 모바일형 ‘지역화폐’가 10월부터 발행되는 가운데 운영권 확보를 위한 금융권의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제주도는 11일 도청 회의실에서 지역화폐 운영대행에 따른 용역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제주형 지역화폐 운영대행 용역 공고와 관련한 사업 내용을 안내하고 업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달 공개입찰을 통해 지역화폐 발행·운영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가맹점 관리, 부정 유통 방지, 빅데이터 분석 활용 등을 위한 통합관리 플랫폼을 구축한다. 운영 대행업체 선정 이후 지역화폐 발행에 맞춰 유통, 정산 등의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2022년까지 관광객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제주 멤버십 서비스 시스템을 만든다. 잔액 기부 및 낙전 수입 등으로 공익적 활용을 하는 포인트 뱅크도 구축한다.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대안 화폐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유흥업소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주로 골목상권에서 사용한다. 종류는 종이상품권인 지류형, 충전식 체크카드형, 스마트폰의 바코드나 QR코드로 결제하는 모바일형 등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용카드, 체크카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지급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지역화폐는 할인된 금액으로 물건 구매, 연말정산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해당 지역을 벗어나면 사용할 수 없다.

제주지역에서는 발행 수수료 부담이 있는 지류형을 제외한 카드·모바일형 상품권으로 지역화폐가 발행된다. 제주도는 이달 초 지역화폐 발행을 결정하고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발행 규모는 올해 200억 원을 시작으로 2021년 1500억 원, 2022년 2000억 원 등 3년간 총 3700억 원이다.

제주도는 지역화폐 이용 활성화를 위해 할인 또는 캐시백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도의회, 소비자단체, 상인회, 관련 단체 및 전문가 등으로 지역화폐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역화폐 발행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제주 지역화폐 명칭을 공모한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도 관광, 문화산업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신기술을 결합한 지역화폐 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지역화폐 운영권을 따기 위해 금융권에서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운영에 대한 전문기관으로 선정되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등 지역 내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NH농협은행과 제주은행, 하나은행, KB금융 등 은행과 연결된 카드사들이 지역화폐 발행·운영 전문기관 공모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들은 제주지역 최대 점포망과 지역자금 역외 유출 방지를 강점으로 내세우거나 제주사랑상품권, 교통복지카드 발행 등의 경험을 부각시키는 등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민과 관광객의 소비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을 높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지역화폐 발행 목적”이라며 “카드나 모바일형 지역화폐를 쓰기가 쉽지 않은 도민을 위해 다양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상권#지역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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