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잘게 쪼개 민첩한 대응… 글로벌 IT 화두는 ‘암스트롱’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8-03 03:00수정 2020-08-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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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IT시스템 복잡하게 얽혀… 간단한 업데이트에도 전체 멈춰
“부분마취해도 될 일을 전신마취”… 넷플릭스, 서버 1000개이상 쪼개
데이터 폭증에도 안정적 서비스… LG CNS, 기상청 등 프로젝트 진행
국내외 제조업계서도 관심 높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암스트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 탐사에 나서자는 얘기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현대화(AM)’ 프로젝트를 강하게(strong) 추진하자는 신조어다. 코로나19와 함께 찾아온 비대면 소비 증가와 데이터 폭증에 대응해 서버 중단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 개편에 나서고 있다.

‘암스트롱’의 핵심은 기존 IT 시스템을 수천 수백 개로 쪼개는 것이다. 복잡한 시스템을 여러 개의 자율적인 조직으로 분화해 각종 업데이트 요구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을 갖추기 위해서다. 현재는 간단한 업데이트를 위해 서버 전체를 멈춰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IT 업계 관계자는 “부분 마취로 가능한 시술을 위해 전신 마취를 하는 격”이라며 “클라우드 전환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라도 AM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AM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도약한 대표적 사례다. 넷플릭스는 2007년 심각한 데이터베이스(DB) 손상을 입고 3일간 서비스 장애를 겪은 후 10년 넘게 AM을 선도하고 있다. 전체 서버를 1000개 이상으로 쪼개는 작업을 통해 현재는 11.5초마다 새로운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월간 시청량은 1000배, 이용자는 10배 이상 늘었지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선 온라인 쇼핑을 중심으로 AM 바람이 불고 있다. LG CNS는 LG유플러스의 온라인 가입 지원 시스템에 대한 AM 프로젝트를 최근 마무리했다. 기존에는 가입 상담, 예약 판매, 개통 등 8개 영역 중 1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려고 해도 14일가량이 걸렸지만, 현재는 6일 이하로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했다. LG CNS는 기상청의 차세대 종합기상정보 시스템의 ‘AM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기상 데이터 처리 방식을 작은 단위로 쪼개고, 전국 주요 지역 기상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시스템에 분산 구축해 기상 서비스 제공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쿠팡, 11번가도 AM 프로젝트를 통해 주문과 결제 서비스의 속도를 높이고 장애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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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제조업에서도 ‘암스트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화 공장들도 라인에 생산 주문을 넣은 후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AM에 집중 투자하면서 1, 2년 후면 사흘 안에 모든 시스템 수정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M’은 클라우드 전환 시장이 커질수록 더 주목받는 분야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신균 LG CNS 부사장(AM사업 총괄)은 “클라우드로 전환한 기업의 약 80%가 비대면 시대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비즈니스 민첩성이 부족하다는 분석들이 나온다”며 “기업이 기존 자산을 잘 활용하면서 새로운 힘을 만들어내는 ‘양손잡이 조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AM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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