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150억원 가치를 증명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작년 부진 뒤 절치부심 이대호
38세 나이 잊고 투지 불태워… 팀내 타점 선두-홈런 2위로
이승엽도 못한 17년연속 10홈런… 전성기 지났지만 위압감 그대로

내년이면 세는나이로 40세가 되지만 롯데 4번 타자 이대호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타율 0.285에 16홈런, 88타점으로 주춤했지만 올해는 정규 시즌을 절반도 뛰지 않은 상황에서 타율 0306, 11홈런, 50타점으로 순항하고 있다.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 1, 2년 차이던 2017, 2018년에 2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내년이면 세는나이로 40세가 되지만 롯데 4번 타자 이대호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타율 0.285에 16홈런, 88타점으로 주춤했지만 올해는 정규 시즌을 절반도 뛰지 않은 상황에서 타율 0306, 11홈런, 50타점으로 순항하고 있다.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 1, 2년 차이던 2017, 2018년에 2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프로야구 롯데의 중심타자 이대호(38)는 KBO리그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다. 일본, 미국을 거쳐 2017시즌 친정팀 롯데로 돌아오면서 4년 총액 150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 시즌 연봉도 25억 원으로 토종,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다.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려면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려야 할까. 타격 부문 7관왕에 올랐던 2010년 정도의 성적이 아니고서는 국내 어느 구단 연봉 고과 산정 기준을 적용해도 몸값을 했다고 하기 어렵다.

최고 연봉 선수라는 부담을 안고 뛰는 이대호에게 지난해는 최악의 한 해였다. 팀은 최하위에 머물렀고, 자신도 타율 0.285에 16홈런, 88타점에 그쳤다. 팀 성적이 좋지 않자 비난의 화살은 이대호에게 더 집중됐다. 나이에 따른 노쇠화를 뜻하는 에이징 커브(Aging Curve)가 온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았고, 세대교체를 이유로 시즌 한때 2군행을 지시받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는 절치부심했다. 겨우내 몸이 홀쭉해지도록 훈련했고, 검게 그을린 얼굴로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직 자신 있다.”

올해의 이대호는 확실히 달라졌다.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리던 최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롯데의 4번 타자’로 불리기엔 충분한 모습이다.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안방경기. 이대호는 이날 2타수 무안타에 병살타 1개를 쳤다. 하지만 3차례나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여전히 상대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줬다.

29일 현재 이대호의 성적은 타율 0.306에 11홈런, 50타점이다. 타율은 손아섭(0.345)에 이어 팀 내 2위, 홈런도 전준우(12개)에 이어 팀 내 2위다. 타점은 가장 많다.

무엇보다 꾸준함에서는 그를 따라올 선수를 찾기 힘들다. 이대호는 8일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3회 상대 선발 서폴드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때리며 시즌 1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2004년 처음 20홈런을 치며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이 홈런으로 한국, 미국, 일본 야구를 통틀어 17년 연속 1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소프트뱅크에서 98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2016년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도 14홈런을 쳤다. 롯데에 따르면 KBO리그로 한정하지 않고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한국 선수는 이대호가 처음이다. 이대호는 “나이를 먹어 가는데 야구를 계속 잘할 수는 없다. 예전 같은 성적을 기대하기보다는 팀이 이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kbo리그#롯데 이대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