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여자핸드볼 선수들 “감독이 술자리 성추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거리두기 기간중 강제적 회식… 입맞춤하거나 신체 일부 만져”
감독 “잘못 있으면 책임지겠다”

대구시청 소속 여자핸드볼 감독이 선수들을 술자리에 강제 동원하고 성추행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여자핸드볼 선수단 등에 따르면 4월 A 감독과 선수들은 합숙소에서 회식을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당시 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생활방역을 강화한 시기였다.

술에 취한 A 감독은 ‘귓속말을 한다’며 선수들의 귀에 바람을 불고 입맞춤을 했다. 신체 일부와 속옷을 만지는 등 성추행도 했다. 이런 술자리는 4월에만 3차례 더 있었다. 대부분 회식을 핑계 대거나 감독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이유였지만 선수들은 ‘강제적인 술자리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에는 시 핸드볼협회 간부와의 저녁 자리에서 술시중까지 들었다. 취기가 오른 협회 간부가 선수들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지만 A 감독은 말리기보다 다른 선수의 가슴을 밀치며 신체 접촉도 서슴지 않았다. 한 선수는 “술시중은 흔한 일이다. 접대부가 된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A 감독은 “술시중과 성추행은 없었다.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반박했다.

관리 감독을 해야 할 대구시는 이런 사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직장운동경기부의 인권침해, 성추행 등을 조사했지만 형식적이었다. 한 선수는 “말이 좋아 조사지, 한 공간에 모아 놓고 설문을 작성하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또 “감독이 (소문이 나면) ‘팀 해체’가 될 수 있다며 겁을 줬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여성인권 전문가로 조사단을 꾸리고 사실로 확인되면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A 감독을 직위해제할 예정이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시청#여자핸드볼#성추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