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신생아 ‘선천성 결핵’… 국내 두번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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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30대 엄마에게서 감염
전 세계 350여건… 희귀 사례, 함께 입원한 신생아 43명 검사

생후 2개월이 갓 지난 쌍둥이 남매가 결핵 진단을 받았다. 태어나기 전 또는 출산 때 산모에게서 감염된 ‘선천성 결핵’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2번째이고 세계에서도 350여 건만 보고된 드문 사례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5월 19일 태어난 쌍둥이 남매가 이달 21일 선천성 결핵 진단을 받고 현재 광주기독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앞서 산모 A 씨(35)는 20일 고열과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였고, 검사 결과 결핵성 뇌수막염과 폐결핵으로 진단됐다. 5월 16일 출산을 위해 전남대병원에 입원할 때만 해도 A 씨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쌍둥이는 임신 30주 만에 태어나 곧바로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후 기독병원으로 옮겨졌다. 광주시가 전남대병원과 기독병원 의료진 109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입원 기간이 겹치는 신생아 43명에 대해서는 3∼9개월 동안 결핵약을 복용토록 한 뒤 잠복 결핵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잠복 결핵 감염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지만 실제 결핵으로 발병하지는 않은 상태를 뜻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쌍둥이는 산모하고 분리돼 주로 중환자실이나 인큐베이터에서 지냈기 때문에 노출보다는 선천성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핵은 공기를 통한 감염이 가능해 한번 발생하면 급속히 퍼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신생아는 활동이 거의 없다 보니 전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신생아의 경우 당장 음성이 나왔더라도 나중에 결핵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예방적 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신생아쌍둥이#선천성#결핵#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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