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6일 오전 “월북” 보도… 軍, 오후돼서야 “대비태세 점검” 시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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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계 구멍 뚫린 軍
3년전 ‘헤엄 탈북’ 김포 거주 20대… 한강하구 통해 다시 월북한 듯
성폭행 혐의 조사받고 출금 상태…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종적 감춰
작년 北목선… 지난달 보트 밀입국, 일각 “軍 수뇌부 중징계 불가피”

김정은 ‘개성 봉쇄’ 비상확대회의 주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는 특급 경보를
 발령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개성 봉쇄’ 비상확대회의 주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는 특급 경보를 발령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노동신문 뉴스1
군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군사분계선(MDL)을 통해 재입북했다는 북한의 발표를 인정하면서 군 경계 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해당 탈북민이 월북 경로를 사전 답사했음에도 군이 전방 지역 동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못한 셈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 두 달 전 밀입국 못 막고도 다시 뚫려

군 등 관계 당국은 2017년 탈북한 사람들 가운데 연락이 두절된 김모 씨(24)가 월북했을 것으로 보고 관련 행적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에서 중학교를 다녔던 김 씨는 3년 전 한강 하구로 헤엄쳐 탈북한 뒤 경기 김포시에 거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월북 전 김 씨는 김포시, 인천 강화군 일대를 사전 답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분계선’을 넘었다고 언급한 26일 북한 발표 직후 MDL 철책이 뚫렸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지상이 아닌 한강 하구를 통해 헤엄쳐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이날 오전 북한의 공개 보도 직후 군과 청와대, 통일부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았다. 그러다가 8시간여가 지난 오후에야 군 당국이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이 감시 장비나 녹화 영상 등 대비 태세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탈북민이 19일 월북한 뒤 북한이 사실을 공개한 26일까지 일주일간 군 당국과 정부가 월북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깜깜이 상태였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과 통일부의 탈북자 관리에도 허점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충남 태안군 해상으로 잇따라 진입한 밀입국 보트를 확인하지 못해 질타를 받은 상태라 이번 경계 실패는 더욱 심각하다”며 “군 수뇌부에 대한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북한 어선의 ‘삼척항 노크 귀순’ 이후 5일 만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김 씨는 최근 성폭행 혐의로 출국 금지되고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달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김 씨는 갑자기 경찰과 연락이 두절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 “치명적인 재앙 위협” 초비상에 김정은 호통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공식 인정한 북한은 초비상 상태다. 조선중앙통신은 “(탈북자 귀향으로) 개성시에 치명적이며 파괴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조성됐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긴급 소집한 노동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지난 6개월간 강력한 방어적 방역대책을 강구하고 모든 통로를 격폐(폐쇄)했음에도 악성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볼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지적했다”고 전했다. 주민 15만 명이 사는 개성은 김 위원장이 있는 평양에서 직선거리로 약 140km 떨어져 있다.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는 김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가 총출동한 회의에서 정경택 국가보위상과 박태성 당 부위원장, 전광호 내각부총리를 일으켜 세워 호통을 치듯 지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북한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한국에서 넘어간 탈북자 책임으로 돌리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남북 대화 재개 구상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전문가들은 북한이 1월부터 유지해온 국경 폐쇄를 당 창건일(10월 10일) 전후로 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왔다.

신규진 newjin@donga.com·최지선 기자
#탈북민#월북#군 당국#대비태세#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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