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희생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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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참전 86세 개러드씨, 美 50개주에 ‘한국전 추모의 날’ 선포 청원운동
코로나탓 70돌 기념식 소홀에 4월부터 주지사들에 편지 보내
해당주 용사 도움 얻어 24개주 청원, 하와이 등 7곳은 선포문 보내와

6·25전쟁 참전용사인 찰스 개러드 씨가 9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켄트카운티에서 받은 ‘한국전쟁 추모의 날’ 선포문을 들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6·25전쟁 참전용사인 찰스 개러드 씨가 9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켄트카운티에서 받은 ‘한국전쟁 추모의 날’ 선포문을 들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흔히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을 떠난 참전용사들에 대한 기억마저 사라지진 않기를 바란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찰스 개러드 씨(86)는 이달 25일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미국 50개 주에 ‘한국전쟁 추모의 날’을 선포하도록 하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17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소감을 밝혔다.

미 동부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자란 개러드 씨는 1951년 4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미 공군에 입대했다. 이후 1952년 7월부터 1953년 11월까지 경기 수원 미 공군기지의 제51전투비행단에서 복무하며 무전기 관리감독을 담당했다. 제대 후 럿거스대에서 공부했고, 뉴저지주 지방법원 등 정부기관에서 일했다. 현재 델라웨어주 밀퍼드에 거주 중인 그는 델라웨어주 한국전쟁 참전용사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개러드 씨는 올해 4월부터 주지사들에게 편지를 보내 6월 25일을 ‘한국전쟁 추모의 날’로 선포하자고 요청했다. 그는 “매년 6월 25일 한국전쟁 추모 기념식이 열렸지만 70주년인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념식이 취소돼 청원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주에 거주 중인 주민만 주지사에게 청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개러드 씨는 자신이 운영 중인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전쟁 참전용사회’를 통해 다른 참전용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회원이 약 3700명인 이 페이지를 통해 지금까지 24개 주에 청원을 했고 하와이, 아칸소, 매사추세츠, 미시간, 네브래스카주 등 7개 주에서 ‘한국전쟁 추모의 날’ 선포문을 받았다. 앞서 하와이주는 8일 미 50개 주 가운데 첫 번째로 6·25전쟁 70주년을 기리면서 이달 25일을 한국전쟁 추모의 날로 지정했다. 델라웨어주는 다음 주 선포문을 낼 예정이다.

개러드 씨는 “세상을 떠난 참전용사들에 대한 기억이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며 나머지 주에서도 선포문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러드 씨는 2007년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서울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마치 마법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슬픔만이 가득했던 서울이 이제는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가 됐다”며 “한국인들이 훌륭한 발전을 이뤄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6·25참전#개러드#한국전 추모의 날#청원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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