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요격 위해 도입 추진 日 ‘이지스 어쇼어’ 배치 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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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부담… 트럼프 자극할 가능성

일본 정부가 육상 배치형 요격미사일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15일 “비용과 시기를 고려해 이지스 어쇼어 배치 프로세스를 정지한다. 배치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기술적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고노 방위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당분간 이지스함에서 발사하는 요격미사일(SM-3)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17년 12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다’며 일본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총 2404억 엔(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2기 도입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이지스함의 SM-3와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 등 기존 2단계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3단계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5월에는 2025년 배치를 목표로 배치 후보지로 아키타현의 아라야 연습장과 야마구치현의 육상자위대 무쓰미 연습장 등 2곳을 선정했다.

하지만 아키타현과 야마구치현의 주민들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전자파와 안전성 문제를 들어 강하게 반발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지스 어쇼어 도입 비용이 일본 정부의 당초 예상(1기당 약 800억 엔)보다 크게 늘어난 점도 일본 정부에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의 결정이 미국산 무기 구매를 강하게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무성 간부는 NHK에 “일본 국내 사정으로 배치를 중지한다고 하더라도 미일 동맹 및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이지스 어쇼어#요격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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