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청년조직에 지방의회 공천권 할당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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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비대위원 “정계 문턱 낮춰야”… 비대위 공식 안건으로 제출나서
현역의원-당협위원장 반발 예상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청년의 정치 참여 방안으로 기초·광역의회 공천권 일부를 당내 청년 조직에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현재 기초·광역의원 공천은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이 사실상 전권(全權)을 쥐는 구조라 현역 당협위원장들의 반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청년 조직인 ‘청년정당’을 구상 중인 김재섭 비대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초·광역의회에 출마하고자 하는 특정 연령 이하의 청년의 공천을 우대하는 방안을 통해 청년들을 다수 지방의회에 진출시키는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정치는 선거로 귀결되고 선거는 곧 공천이 핵심이므로 청년들이 정치에 진출하기 용이하게 현 제도를 변화시키자는 취지”라며 “유능한 청년에게 공천을 주고 기초의회에 진출시켜 청년 중심 정당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 위원은 특히 “청년의 정계 진출 문턱을 낮춰 당내에서 청년세력을 키우는 제도를 만들자는 의미”라며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구경북, 부산경남, 서울 강남 등의 공천권을 사수해 청년을 기초의회부터 진출시킬 사다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기초·광역의회 공천권은 현역 의원으로 구성된 당협위원장이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초·광역의회에서부터 ‘정치 커리어’를 쌓으려는 청년들의 의회 진입까지 장벽이 두꺼운 상황이다.

현재 지방의회 공천권을 쥐고 있는 현역 의원과 일반 당협위원장의 반발로 실제 제도화까진 갈 길이 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풀뿌리 당 조직을 장악해야 하는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핵심 수단 중 하나인 지방의회 공천권을 현역 의원 등이 포기할 리 없다는 것이다.

서울지역 구의원을 지낸 A 씨는 “현실적으로는 기초의원들이 지역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등 각종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할당 인원 동원, 찬조금 대납까지 한다”며 “기초의회부터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청년들이 현역 의원들을 ‘보좌’하며 버티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통합당 당원인 30대 청년 B 씨는 “청년들이 당장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란 어려운 일”이라며 “아래로부터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자는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미래통합당#청년조직#지방의회 공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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