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나들이 인파 다시 ‘북적’…내비게이션으로 행락객 동선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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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첫 날인 3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한 쇼핑몰 주차장이 차량들로 만차를 이루고 있다. 2020.4.30/뉴스1 (용인=뉴스1)
황금연휴 첫 날인 3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한 쇼핑몰 주차장이 차량들로 만차를 이루고 있다. 2020.4.30/뉴스1 (용인=뉴스1)
대전에 사는 김 모 씨(38)는 1일 황금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경기도에 위치한 한 대형복합 쇼핑몰로 나들이를 나섰다. 날씨가 완연한 봄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그 동안 못했던 외출을 결심한 것이다. 김 씨는 “코로나19가 확산세였던 지난 달에 꽃구경을 제대로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집밖을 나섰다”며 “상대적으로 실내 면적이 넓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쇼핑몰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씨와 같은 ‘봄철 행락객’이 돌아왔다. 네비게이션 분석결과 지난해 이맘때와 비슷한 이용자 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공항, 전시장, 놀이공원의 수요가 수도권 인근 쇼핑몰 등으로 이동하는 등 예년과 목적지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내비게이션인 SK텔레콤의 ‘T맵’ 주간이용자수(WAU)는 4월 넷째 주(4월 20~26일) 현재 761만 명으로 코로나19 확산세로 이용자가 급락했던 3월 둘째 주(3월 9~15일·675만 명) 대비 13%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4월 넷째 주(745만 명)와 비교하면 약 2% 가량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시민들이 코로나19 이전처럼 본격적으로 외출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행락객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주유, 주차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이 다시 나들이를 나서고 있지만 목적지에는 차이가 있었다. T맵의 지난 주말(4월 25~26일) 나들이 주요 목적지 1위는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이었다. 이어 여주 프리미엄아울렛,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파주 프리미엄아울렛, 이케아 광명점이 뒤를 이었다. 1~5위 목적지가 모두 서울 교외의 대형 복합 쇼핑몰이었다. 반면 작년 이맘때 주말에는 인천국제공항, 스타필드 하남, 에버랜드, 스타필드 고양,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순이었다. 올해 주말 인기 목적지 순위에서 공항과 놀이공원이 없어지고 쇼핑몰로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교외 대형 복합 쇼핑몰은 시내 쇼핑몰에 비해 규모가 커 감염 우려가 덜하다고 느끼는데다 미뤘던 소비를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다.

4월 한 달(1~22일) 간 T맵 목적지를 전년도와 비교 분석해 봐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올해 4월 상위 20개 목적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곳은 쇼핑몰(10개)이었다. 지난해 쇼핑몰은 상위 20개 중 4개에 불과했는데 올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당시 가장 많이 목적지로 검색된 곳은 공항(6개)이었다.

지난해 상위 20개 목적지에 없었던 을왕리해수욕장(18위)과 두물머리(20위) 등 서울 외곽 자연 여행지도 눈에 띈다. 반대로 지난해에는 상위 20위 안에 있던 에버랜드(7위), 코엑스(15위), 킨텍스(17위) 등 놀이공원과 전시장은 4월 주요 목적지에 한 곳도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파가 몰리는 테마파크를 기피하고,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행사들마저 줄줄이 취소된 탓이다.

병원은 지난해(3개)와 유사하게 상위 20위 안에 4개 포함돼 있었다. 코로나19 관련 검진 수요 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는 대체하기 어려워 꾸준히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운전자들의 이동이 예년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외출 양상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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